[경인일보=조영상·갈태웅기자]"피해·가해학생 모두 포용하기로 했습니다."

1학년 여중생이 자신을 괴롭혀온 급우 2명을 흉기로 찌르는 사건(경인일보 9월18일자 27면 보도)이 발생,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용인시 수지구의 A중학교. 지역사회까지 경악을 금치 못했던 사건이었지만 학교와 당사자들은 한결같이 용서와 화해를 선택하기로 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불미스런 일이 터진지 어느덧 보름째인 30일 학교는 여느 때와 다름없었다. 운동장에선 체력측정 수업이 한창이었고, 교실에서도 교사들이 강의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중에는 지난달 16일 같은 반 친구 B(13)양으로부터 흉기에 찔려 병원에 입원했던 C·D양도 포함돼 있었다.

사건 직후 봉합수술을 받았던 이들은 28일부터 등교해 정상 수업을 받고 있다. 가끔씩 전문 상담 교사를 초빙, 심리치료를 받으며 마음의 상처도 치유 중이지만 빠른 적응 노력을 보이고 있다는 게 교사들의 전언이다. C·D양의 부모도 최근 학교와 학교폭력대책위원회 측의 설득과 중재로 B양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다.

한 교사는 "C·D양의 부모들이 '전학 대신 B양이 A중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해 달라'고 나서 교사들도 적잖이 놀랐다"고 전했다.

지난 23일까지 '출석정지' 조치로 상담실에 격리돼 있던 B양은 요즘 용인교육청 부설 상담센터에서 지속적인 심리상담 치료를 받고 있다. 오는 5일 치료를 마치면 4~5일간의 사회봉사 및 부모와의 상담활동 등을 이수한 후 이르면 이달말께 수업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A중학교에 계속 다니고 싶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는 B양의 이 같은 재활에는 '권고전학'안 대신 '학교 수용'안을 선택한 학교폭력대책위의 노력이 컸다.

사건 당일 등교하다 당시 광경을 목격했던 7명의 친구들도 시 교육청의 위(Wee·학생안전통합시스템)센터와 청소년상담지원센터 등에서 집단치료를 받으며 '아픈 기억'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A중학교장은 "일부에선 성희롱 행각 등을 거론하며 괴롭힌 학생들에 대해 강경책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학교폭력대책위 등의 판단을 존중, 학생 모두를 끌어안기로 했다"며 "하루 빨리 모든 상처를 보듬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