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여중생 이모 양 납치살해 피의자 김길태가 12일 오후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부산 사상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부산 여중생 이모(13) 양 납치살해 피의자 김길태(33)의 살인혐의를 입증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살인 혐의를 입증하는 직접 증거를 찾는 한편 프로파일러와의 면담과 정신분석 자문을 의뢰하는 등 김 씨의 자백을 유도하기 위한 수사를 동시에 진행 중이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10일 김 씨를 검거한 뒤 나흘째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으나 김 씨는 여전히 이 양과 관련한 혐의에 대해 '모른다'며 진술을 거부하거나 묵비권을 행사하는 등 혐의 일체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가 24일 저녁 이 양을 성폭행하면서 비명을 막기 위해 코와 입을 막고 한손으로 목을 눌러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김 씨가 이 양을 살해했다는 정황증거가 충분하지만, 살인을 입증할 수 있는 직접적 증거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가 이 양을 납치 성폭행한 뒤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를 다시 감식해 김 씨의 DNA, 지문, 체모, 발자국 같은 증거를 찾고 있다.

   또 김 씨가 범행 당시 신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운동화를 유력한 증거물로 보고 찾고 있다. 김 씨는 이 양 실종 다음 날인 지난달 25일 부모 집에서 운동화를 갈아신었다고 진술해 경찰은 부모 집을 압수수색했으나 운동화를 찾지 못했다.

   경찰은 12일 오후 법원에서 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발부받고 17일 혹은 18일 김 씨를 범행 추정현장으로 데려가 '현장검증'을 할 예정이다.

   한편, 경찰은 12일 오후 3시55분께부터 11시35분께까지 피의자 신문조서 작성은 하지 않고 심경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프로파일러와 조사관과 면담 형식으로 조사했다.

   이 자리에서 김 씨는 자신의 교도소 수감생활과 친구 관계 등을 말하며 감정 변화를 일으키기도 했지만, 범행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부모와의 대면은 김 씨가 강하게 거부한데다 김 씨 부모도 원하지 않아 당분간 만나게 할 계획이 없다고 경찰은 말했다.

   또 12일 오후 전문가에게 김 씨의 정신분석을 의뢰한 결과 '자기 방어기제가 비정상적으로 강한 성격 이상자'라는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12일 오후 11시40분까지 조사를 받은 뒤 잠들었다 13일 오전 6시45분께 일어났다. 전기면도기로 면도를 하고 샤워를 했으며 식사를 한 뒤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다시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12일 저녁 '구속영장집행확인서'에 적힌 범죄사실을 읽은 뒤 묵묵히 서명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김 씨는 조사가 이어지자 "머리가 아프다"며 힘들어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밖에 김 씨가 머물던 빈집에서 발견된 낙서는 김 씨가 쓴 것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고, 이 양 사망시점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에 실종 당일인 24일 오후 7시10분∼오후 9시로 적시하지 않았고 현재로썬 사망시점을 특정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19일 오전 이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