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가 기증한 시베리아산 호랑이(일명 백두산 호랑이)가 적응 기간을 거쳐 마침내 시민들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동물원은 지난달 21일 러시아 정부로부터 기증받은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시베리아 호랑이 암수 한 쌍을 23일 일반 시민과 언론에 공개했다.
두 살 난 시베리아 호랑이 한 쌍은 지난해 9월 이명박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한ㆍ러 수교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증하기로 약속한 선물이다.
이들 호랑이는 항공편으로 국내에 들어와 검역과 건강검진을 받은 뒤 한 달 남짓 적응 기간을 거쳤으며 , 현재 몸무게 60~70㎏의 건강한 상태다.
모의원 서울동물원장은 "한국 도착 직후 수컷이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고 암컷은 바뀐 환경과 수송 스트레스로 사나흘 사료를 먹지 않아 애를 태우기도 했다"면서 "현재는 안정화 단계에 들어 먹이 섭취는 물론 건강이나 환경적응이 순조로운 상태"라고 말했다.
시베리아 호랑이는 앞으로 동물원 내 시베리아 호랑이 전시장에서 동물원 운영시간에 맞춰 관람객들에게 공개된다.
한반도 호랑이와 종(種)이 같은 시베리아산 호랑이는 시베리아와 극동 연해주 등지에 일부가 서식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500여마리가 야생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서울동물원 22마리, 에버랜드 8마리, 청주동물원 5마리, 대전동물원 5마리, 광주동물원 2마리, 전주동물원 2마리, 원주동물원 1마리 등 모두 45마리가 있다. 북한지역에서는 10마리 미만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울동물원에서 열린 공개행사에는 서울대공원, 서울시, 외교부, 환경부 관계자들과 콘스탄틴 브누코프 주한 러시아대사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