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단 지성 데이터 연구 모임인 '백인천 프로젝트'는 한국 프로야구 30년 데이터를 수집해 검증한 뒤 타자와 투수 지표의 변화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백인천 프로젝트'는 KAIST 정재승 교수를 비롯해 각계 각층에서 활약하고 있는 전문가 58명이 야구를 소재로 한 과학논문을 집필하는 모임이다.
이번 연구 결과 기존 야구계에서 4할 타자가 사라진 원인이 '타자의 기량 약화', '투수의 전문화와 기량 향상', '경기장의 변화' 등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프로야구는 타율 향상 폭이 연평균 0.3리가, 출루율은 연평균 0.6리가, 장타율은 연평균 1.1리가 각각 상승하는 등 기존 야구계에서 주장하고 있는 '타자의 기량 약화'가 아닌 타고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표 참조
또 투수 지표는 평균자책점(ERA),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 9이닝당 삼진수(K/9)를 분석한 결과 기록 하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투저' 현상을 확인했다.
특히 미국의 진화생물학자이자 야구광으로 알려져 있는 스티븐 제이 굴드의 가설에 가까운 것으로도 확인됐다.
굴드는 프로야구에서 4할 타자가 사라진 이유를 "시간이 지날수록 최고 타율의 선수와 최저 타율 선수 사이의 차이가 줄어 들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각 연도별 수위타자(그해 최고 타율 달성 타자)를 분석한 결과 2위와의 격차가 클 때 4할에 가까운 성적을 달성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그 예로 한국 프로야구 유일무이한 4할타자인 백인천(1982년), 장효조(1983년, 1985년, 1987년), 이종범(1994년) 등의 선수는 리그 타율 평균과 9푼 이상의 차이를 보이며 4할에 가까운 성적을 거뒀다.
/김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