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떼무리길

여의도 면적의 7분의1 정도에 불과한 서해 연안의 작은 섬 소무의도.

그 작은 섬에 최근 들어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이달 초 '무의바다 누리길'이 새로 조성되고 나서부터다. 총 길이 2.48㎞로 소무의도 둘레를 한 바퀴 도는 코스인 '무의바다 누리길' 속에 담겨있는 다양한 이야기는 이 곳을 찾는 이들의 걷는 즐거움을 더한다. 이제 '무의바다 누리길'에 담긴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 자연생태 느끼는 '바다누리길'

무의바다 누리길은 '마주보는 길'로 출발한다. 대무의도 광명항선착장에서 소무의도로 연결되는 인도교를 통해 소무의도로 들어오면 바로 시작되는 길이다. 길이가 400여m, 폭이 3.8m의 아치형 다리인 이 인도교는 지난해 4월 조성돼 떨어져 있던 대무의도와 소무의도를 배를 타지않고 걸어서 갈 수 있게 해줬다.

▲ 소무의도 전경

'마주보는 길'에선 말그대로 대무의도와 서로 마주 바라보며 걸을 수 있다. 대무의도와 마주보며 걷다보면 나무계단을 따라 '떼무리길'로 접어든다. 떼무리는 '본 섬에서 떨어져 나가 생긴 섬'을 의미한다.

'떼무리'는 소무의도의 옛 명칭이기도 하다. 조선말기에 간행된 '조선지지자료'에는 소무의도가 이 이름으로 기록돼 있기도 하다. 옛 소무의도 사람들의 육지에 대한 동경과 그리움이 내포돼 있다고 한다. 소나무와 상수리나무, 곰솔 등 소무의도의 자연생태를 느낄 수 있다.

길은 다시 '부처꾸미길'로 이어진다. 주민들 사이에서 소무의도가 뱀이 뽜리를 틀고 있는 모습과 같다고 전해지는데, 부처꾸미는 이 뱀의 머리부분에 해당하는 곳이다. 어업이 주된 생계수단이던 시절, 어선의 만선과 안전을 기원하기 위해 제사를 지내던 곳이기도 하다. 인천국제공항은 물론 송도국제도시의 새로운 모습을 이 곳에서 볼 수 있다.

# 다양한 이야기가 있는 '바다누리길'

길은 섬 동쪽 해안을 따라 있는 '몽여해변길'로 접어든다. 몽여는 '물이 빠지는 두 개의 봉우리로 나가는 길목'이라는 것을 의미하는데, 갯벌에 참나무를 세운 뒤 그 사이에 그물을 걸어 조수의 흐름을 이용해 물고기를 잡았던 곳이다.

▲ 인도교

주변으론 작은 마을도 형성돼 있다. 모래와 하얀 굴껍데기, 몽돌로 이뤄진 250m의 작은 해변이지만, 이색적인 풍광을 경험할 수 있다.

다시 바다와 접해있는 언덕으로 이어지는 이 길은 '명사의 해변길'로 연결된다. 뛰어난 풍광과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로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등이 휴양을 즐겼던 곳으로 유명하다. 옛 시절 우기 때는 죽은 사람들이 떠밀려왔던 슬픈 장소이기도 하다.

'명사의 해변길'을 거쳐 '해녀섬길' 구간으로 접어들면 소무의도 남쪽의 작은 섬을 볼 수 있다. 이 섬은 '해녀도'라고 불리는데, 전복을 따던 해녀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던 섬이라는 유래가 있다.

▲ 해녀도

한때 이 섬은 인천 연안부두 건설을 위한 채석장으로 활용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보존을 위해 금지돼 있다.

해녀섬길을 지나면 '키작은 소나무길'이 나타난다. 소무의도에서 가장 높은 안산 능선길(표고 74m)을 따라가는 구간인데, 능선길 양쪽에 키작은 소나무가 자생하고 있어, 운치가 묻어난다. 안산 정상 부근의 정자 '하도정'에서 보게 되는 풍광도 마찬가지다.

바닷물이 빠졌을 때는 섬 남쪽 해안을 따라 걸을 수도 있다. 하루 두 번 간조시 때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총 0.75㎞ 길이의 이 해안트레킹 코스에선 소무의도 무의 8경 중 하나인 장군바위를 볼 수 있다. 바위가 장군처럼 보여 해적이 도망갔다는 설화가 있는 촛대모양의 바위다. 섬과 바다를 함께 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 공항철도는 덩달아 인기

이 같은 이야기가 있는 소무의도의 '무의바다 누리길'로 인해 코레일공항철도의 주말 서해바다열차도 덩달아 인기다.

▲ 안산 능선길을 따라가는 구간의 '키작은 소나무길'

서울역에서 출발해 임시역인 용유역에 내리면 잠진도선착장을 통해 대무의도로 가고, 걸어서 소무의도까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공항철도 측은 "이달 초 무의바다 누리길이 개통된 뒤 주말 바다열차를 이용해 이 곳에 갈 수 있는지를 묻는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무의바다 누리길 개통 이후 주말마다 바다열차 이용객이 200∼300명 늘어난 1천여명을 웃돌고 있다"고 말했다.

▲ 몽여해변길

공항철도 측은 무의바다 누리길이 수도권 바다여행 명소인 무의도와 연계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주말 바다열차 이용객을 위한 관광안내서를 별도로 제작하는 등 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달 초 첫 선을 보인 '무의바다 누리길'이 다양한 이야기와 함께 수도권지역 주민들의 새로운 휴식처로 각광받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현준기자

▲ 부처꾸미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