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팬이라면 한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법한 프로야구 두산과 SK에서 야수로 활약했던 강혁. 그가 남구리틀야구단을 통해 잔잔한 감동 드라마를 쓰고 있다.

지난 6월26일 저녁 강혁 감독이 전화를 걸어 와 "제가 맡고있는 인천남구리틀야구단이 창단 2년만에 전국대회에서 우승했어요"라며 떨린 목소리로 소식을 전했다.

지난 2010년 창단한 남구리틀야구단은 여느 리틀야구단과 마찬가지로 프로선수를 꿈꾸고 전문적으로 야구를 배우는 학생들이 모인 팀이 아닌 생활체육으로 야구를 즐기기 위한 초등학생들이 모인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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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4시부터 3~4시간 동안 다양한 야구 기술을 배운다.

강 감독이 말한 대회는 제10회 용산구청장기 전국리틀야구대회였다.

강 감독의 신일고 동기는 이병규(LG)·진갑용(삼성)·손민한(전 롯데 투수)·백제호(SK코치) 등이다.

당시 주전 3번타자 겸 1루수를 맡았던 강 감독은 이들과 함께 2학년때는 봉황대기와 황금사자기 대회를 제패했고 3학년때는 대붕기 우승을 일궈내 천재 타자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정작 고교 야구와 프로야구에서 활약을 했던 강 감독이지만 남구리틀야구단을 이끌고는 전국대회와 인연을 맺지 못했었다.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것은 남구리틀야구단을 운영하는 강 감독의 야구단 운영 목표가 독특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남구리틀야구단 선수들을 만나면 야구를 재미있게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강 감독은 "생활체육으로 하지만 모든 선수다 생활체육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올해에는 4명의 선수를 중학교 야구팀에 입학시켰고 내년에는 5명을 중학교 야구팀에 진학시킬 것 같다"고 귀띔했다.

그는 "생활체육이 강해져야 엘리트 스포츠와 프로스포츠도 탄탄해질 수 있다. 생활체육으로 하는 학생들이지만 승리를 느끼고 안다면 공부에서도 마찬가지로 승리자가 되기 위해 열심히 즐기며 공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영준·김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