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간 '단일화 전쟁'이 본궤도에 올라섰다.
대통령선거 후보자등록(11월 25~26일)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21일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안 후보는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와의 3자대결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양자대결에서는 앞서거나 오차범위내 접전을 펼치고 있다.
한국 갤럽의 10월 3주(15~19일) 여론조사(1천539명·95% 신뢰수준에 ±2.6%포인트) 결과 3자대결에서 박 후보는 36%, 안 후보 27%, 문 후보 20% 순이었다. 양자대결에서는 박-안 43%대 48%, 박-문 45% 대 46%로 나타났다. 3자대결의 경우 갤럽이 주간 여론조사를 실시한 6월 2주 이후 박 후보는 4개월 넘게 1위를 지키고 있다.
야권에서 3자대결을 필패로 간주하며 후보자 등록일이 가까워질수록 단일화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는 이유다. 당장 23일 야권 원로모임인 '희망 2013 승리 2012 원탁회의'가 단일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안 후보도 지난 19일 강릉을 방문한 자리에서 "국민이 원해서 단일화 과정이 생긴다면 거기에서 이겨서 끝까지 갈 것"이라며 처음으로 후보단일화에 대한 의중을 밝혔다.

문 후보측은 이미 후보단일화를 위한 정치쇄신 방안을 제시했다. 또 안 후보가 '특정계파 2선 퇴진'이라는 인적쇄신을 요구하자 캠프에서 일하던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친노 핵심참모 출신 9명이 21일 용퇴했다. 야권 원로 및 지지자들의 압력, 야권단일화를 위한 문 후보측의 잇단 양보에다 후보자등록마저 얼마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안 후보가 지금처럼 단일화 논의에 거리를 두기는 힘든 상황이다.
단일화는 한바탕 전쟁이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안 후보의 경우 '끝까지 간다'는 입장속에 새누리당 탈당 전 의원, 이명박 정부 출신까지 영입해가며 150여명의 캠프와 지역 조직까지 꾸린 상태다. 단일화에는 나서지만 안 후보 중심의 단일화가 돼야 한다는 게 안 캠프측의 분위기다.
문 캠프측에서는 이미 단일화 전제조건만 내세우는 안 후보쪽에 '해도 너무한다'는 불만을 제기한 상태다. 특히 민주당 입장에서는 '대통령 후보를 못 내는 정당'은 상상하기 힘든 최악의 결과다.
단일화 방식과 관련, 안 후보의 민주당 입당이나 서울시장 보궐선거 방식은 이미 '제로섬 게임'에 돌입한 양 후보측 분위기상 물 건너갔다는 지적이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방식으로 갈 가능성이 크지만, 이마저도 경선방식을 놓고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본궤도에 올라선 단일화 전쟁이 '윈-윈'이 되느냐, '치킨게임'이 되느냐에 시선이 온통 쏠리고 있다.
/김순기·송수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