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새벽 정신병원에서 불이나 입원중인 환자 8명이 숨지고 병원장등 25명이 연기에 질식하거나 중화상을 입었다.
부상자들은 현재 민중병원,혜민병원,방지거병원,성바오로병원,경희의료원 등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다른 환자 19명은 곧바로 국립정신병원으로 옮겨졌다.
▲화재발생= 이날 오전 5시20분께 서울 광진구 중곡2동 성곡빌딩내 김경빈 신경정신과 의원 지하 1층에서 불이 나 환자 8명이 연기에 질식해 숨지고 병원장과 환자, 당직 간호사 등 25명이 부상,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있다.
지하 1층의 환자 휴게실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날 불은 통로를 타고 지상 4층까지 번졌으며 지하1층 45평이 전소돼 1천260만원 상당(소방서 추정)의 재산피해를 내고 40여분만인 6시5분께 진화됐다.
병원 직원 정모(32)씨는 '당직근무차 지하1층에서 자고있다 '펑'하는 소리에 잠을 깨보니 휴게실쪽에서 연기와 함께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고 말했다.
화재당시 1층 사저에 있던 김원장의 아들 민재(23)씨는 '밖에서 '쿵꽝'하는 소리가 들려 불이난 사실을 알았고 아버지는 환자들 대피를 위해 지하1층으로 내려갔다가 15분 뒤에 실려나오셨다'고 말했다.
지상 2층 안정실에 있던 환자 정모(50)씨는 '시커먼 연기가 방안으로 스며들길래 겁에 질린 나머지 '불이야'하고 소리를 지른 뒤 우왕좌왕하고 있는데 곧바로 누군가가 출입문을 열고 들어와 대피를 도와줬다'고 진술했다.
▲진화 및 구조작업= 불이 나자 성동소방서와 경찰은 소방대원 120여명,경찰 40명 등 160명과 구급차 10대, 살수차 7대, 사다리차 1대 등 모두 31대의 차량을 동원 진화 및 구조작업을 벌여 병원안에 있던 환자와 간호사,의사를 구조했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은 각종 집기가 불에 타면서 건물 전체에 퍼진 유독가스 때문에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일단 현관문을 열고 지하1층으로 내려가 환자들을 대피시켰다.
이와 함께 건물 2층에 있던 환자들은 사다리차를 이용,창문의 쇠창살을 뜯어낸 뒤 건물안으로 진입해 환자들을 구조했다.
▲화재현장= 불이 난 병원은 알코올중독자나 마약복용자들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정신병원으로 지하2층,지상 5층 건물가운데 지하2층은 주차장이며 지하1층은 안정실 4개와 휴게실,상담실 3개,진찰실 등이, 지상 1층은 김 원장의 사저,지상 2층은 상태가 호전된 환자전용 입원실 7개, 간호사실 등이 있고 3-5층에는'열린 마음'정신과 의원이 들어있다.
화재가 발생하기 전인 이날 오전 2시께까지 김경빈 신경정신과 의원에는 지하1층 안정실 2,4호에 남자환자 3명, 3호에 여성환자 1명과 직원 3명이 있었으며 지상 2층의 경우 환자 20명, 자원봉사자 1명, 여간호사 1명이, 지상1층 사저에는 김원장 부자 등 모두 31명이 있었던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파악됐다.
한편 김원장은 국립서울정신병원 위생과장,일반정신과장을 역임하고 청소년약물남용 방지를 위해 많은 활동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95년 마약퇴치운동본부로 부터 학술상을 수상한 바 있는 신경정신의학계의 권위자로 현재 폐화상을 입어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문제점= 지난해 11월과 올 7월 '열린마음'의원이 들어있는 건물 3.4층에서 입원환자의 방화로 인해 가벼운 화재가 발생한 적이 있으나 지난 2월 소방점검시 별다른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아 합격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른 새벽 환자나 당직 간호사들이 모두 잠에 빠져있는 시간에 불이 난데다 정신병원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방 창문마다 쇠창살이 쳐저있고 밤에는 각 통로의 출입문을 잠궈 놓는 바람에 환자들이 미쳐 빠져 나오지 못해 사상자가 많았다.
더구나 건물내부 구조가 복잡해 환자들이 출구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으며 환자안정실 등 치료시설이 지하 1층에 위치한 관계로 침구류와 각종 집기 등이 불에 타면서 나온 유독성 연기가 건물 밖으로 배출되지 않아 사고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화재당시 지하1층에서 지상2층으로 통하는 내부통로의 출입문이 잠겨있었고 최초 화재발생지점인 지하1층 휴게실 옆의 출입문과 뒷문도 잠겨져 있어 환자들이 신속히 대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소방관계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또 직원들이 신속히 환자들을 대피시키지 못한 것도 이번 참사에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화재원인 수사 =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및 전기안전공사,소방방재본부 등 유관기관과 함께 화재수사협의회를 설치해 이날 오후 실시한 현장감식 및 환자및 직원들의 진술을 토대로 화인을 조사중이다.
경찰은 발화지점인 지하 1층 휴게실내에 가스히터가 놓여 있었고 LPG가스통이 비어있는 점 등으로 미뤄 가스히터 과열이나 가스 누출에 의해 불이 났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또 오전 2시께
새벽 정신병원서 불, 8명 사망.25명 중경상
입력 2000-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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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1-11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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