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0년 인천에서 창단해 전통과 현대의 만남, 전통 예술의 현대적 수용을 위해 매진하고 있는 극단 집현이 연극 '트라우마 in 인조'(작·김태수, 연출·이상희)를 공연한다.
21일 공연을 시작으로 24일까지 인천 학산소극장 무대에 올려질 극단 집현의 '트라우마 in 인조'는 조선시대 광해군을 대신해 왕위에 오른 인조를 재조명했다.
인조는 일반적으로 친아들과 며느리 등 그 일족을 멸족시켰던 무자비한 임금이자 병자호란을 몰고 와 나라를 위기로 몬 무능한 임금으로 평가받는다. 연극은 인조의 트라우마에서 시작한다. 반란으로 왕이 됐으나 그 또한 반란을 두려워하는 깊은 트라우마가 자리해 있다.
인조는 자신으로 인해 죽은 며느리 강빈을 꿈 속에서 만난다. 둘의 대화는 극 중 극 형식으로 밀도있게 그려지며, 인조가 겪었을 마음의 고통을 풀어낸다.
무대 배경과 음향도 인조의 갈등을 적절히 구현한다. 의상과 소품, 전통적인 오브제(상여·한지·궤짝·천)는 한 편의 한국화를 보여주듯 등장인물과 어우러진다. 또한 극적인 분위기 연출을 위해 다양한 악기가 라이브로 연주된다.
이상희 연출은 "포스트모던 시기인 요즘, 기존의 통념적 가치·인식·이론 등 모든 것이 해체되는 것과 보조를 맞춰 역사의 정의와 가능성에 대한 단단한 편견들도 해체됐다"면서 "그 허물어진 기존의 역사 인식에 흥미로운 생각들이 솟아나고 받아들여질 수 있는 가능성이 폭넓게 열리게 되었으니, 인조를 지금 이곳으로 끌어들여 함께 대화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민재, 김학재, 유학승, 강현식, 유지수, 이수진 등이 출연한다.
공연은 평일 오후 7시30분, 주말 오후 4시에 각각 시작된다. 관람료는 전석 3만원(학생 1만5천원). 010-2076-8147
/김영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