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밭을 갈고 밤에는 몸을 판다. 자신도 모르게 늘어난 빚을 갚기위해
선불금만 받고 튀는 속칭 '탕치기"까지 했다.
망가진 집안을 일으켜세우고자 물불을 안가리는 '열녀"들의 이야기가 아니
다.
5일 경기지방경찰청 기동수사대에 검거된 술집여종원은 모두 4명.
이가운데 A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유치원 교사를 했던 경력까지 갖고 있었
다.
A씨가 유흥업소에 몸담게 된 것은 지난 99년 6월께. 목돈이 필요했던 A씨
는 동두천시 생연4동 B룸살롱에 취업하면서 선불금으로 150만원을 받아썼
다.
A씨와 다른 여종업원 4명에게 룸살롱 업주 최모(33)씨가 마련해준 숙소는
차량통행이 거의 없는 양주군 남면의 허름한 농가였고 이 때부터 아침에는
농사일을 하고 밤에는 몸을 파는 강요된 노예생활이 이어졌다.
1년여의 노예매춘에 진저리를 친 A씨가 이생활을 그만두려하자 업주는
“빚 2천만원을 갚으라”고 통보했다. 업주에게 화장품값, 옷값, 생활비 등
으로 틈틈이 받아 쓴 돈이 2천만원이라는 것.
A씨는 경찰에서 “내가 받아쓴 돈이 얼마인지 계산할 수 없는데다 최씨는
내 밥줄을 쥐고있는 사람이라 말을 듣지 않을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A씨에게 '빚을 갚고 이 생활을 청산하자"는 양모(41)
씨등 탕치기 일당의 제의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유혹이었다.
A씨는 지난 5월 중순께 양씨 등과 공모해 전남 순천시 창전동 W업소를 찾아
가 취업할 것처럼 위장한뒤 선불금 3천400만원을 받아 달아났다. 이같은 사
정은 3명의 여종업원들도 마찬가지.
A씨와 함께 입건된 L(21·여)씨도 양씨의 꾐에 빠져 남해안 외딴섬인 청산도
의 한 술집에 위장취업한뒤 1천500만원을 받아 다음날 새벽 낚싯배를 타고
도망쳤다. Y(24·여)씨 등 2명은 '탕치기"를 그만두려다 양씨일당에게 두들
겨 맞은뒤 성폭행까지 당했다.
경찰관계자는 “쉽게 돈을 벌려다 인생을 망치는 여성들이 수없이 많다”
며 “한번 빠지면 쉽게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이 윤락의 세계”라고 혀를 찼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