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오전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델들이 차세대 통화 플랫폼 'T전화'와 스마트 홈 기능을 제공하는 홈 허브기기 'B 박스'를 선보이고 있다. 'T전화'는 휴대폰에 저장되지 않은 특정 점포 및 기관의 전화 번호 검색 기능을 제공하며 콘텐츠 사업자 에바인의 ‘뭐야 이번호’서비스 협력을 통해 스미싱, 피싱 스팸 등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B 박스는 기존 IPTV와 VOD 서비스는 물론 고화진 영상통화, 홈 모니터링,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안드로이드 OS 기반 셋톱박스이다. /연합뉴스

SK텔레콤이 사용자 특성에 맞게 음성통화를 최적화한 스마트폰 키패드를 출시했다.

SK텔레콤은 23일 서울 을지로 SKT T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차세대 통화 플랫폼 'T전화'를 선보였다. 휴대전화 제조사가 아닌 이동통신사가 키패드를 자체 개발해 선보이는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T전화는 가입자의 이용 패턴을 분석해 가장 많이 쓰는 기능을 한자리에 모아 음성통화를 더욱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존 휴대전화에서는 '전화'를 누르면 숫자로 이뤄진 키패드가 나타나지만 T전화에선 이러한 전형적인 화면 대신 평소 자주 통화하는 12명의 얼굴이 아이콘 형태로 등장한다.

일일이 휴대전화 번호를 누르거나 개별적으로 설정한 즐겨찾기 번호를 기억해 누르는 수고 없이 바로 아이콘만 누르면 연결되도록 한 것이다.

레터링, 착신전환, 이미지콜 등 통화 관련 기능은 클릭 한번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레터링은 카카오톡의 프로필처럼 통화 상대에 맞춰 쉽고 빠르게 설정할 수 있다. 게다가 기존에 레터링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일정 비용을 내야 했으나 T전화에서는 무료다.

상대가 이미 저장한 사진이 아닌 내가 등록한 사진이 상대방에게 노출되도록 하는 '이미지콜', 십여개의 번호를 누르는 대신 클릭 한두번만으로 설정 가능한 '착신전환'도 눈길을 끈다. 음성이나 데이터 잔여량도 키패드 화면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발신 기능뿐만 아니라 수신 기능도 대폭 개선됐다. 콘텐츠 사업자 '에바인'의 '뭐야 이번호' 서비스와 손잡고 미입력된 번호로 전화가 오더라도 발신자 정보가 화면에 바로 나타나도록 했다. 또 통화 후에는 평가를 남겨 다른 이용자들과 공유함으로써 스미싱, 피싱, 스팸 등 최근 유행하는 전화금융사기를 예방할 수 있다.

이용자들이 휴대전화로 전화번호나 위치 검색을 많이 한다는 점에 착안, 키패드 화면에서 이러한 서비스도 바로 이용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이용자가 모바일 검색 사이트를 찾아 관련 정보를 찾아낸 뒤 다시 키패드로 돌아와 입력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준 것이다.

연락처 검색 화면에서 'T114' 아이콘을 누르면 그 자리에서 100만개 매장·기관 전화번호를 검색할 수 있다. 특히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복합측위기술을 바탕으로 현재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순서로 검색결과를 보여줘 더욱 편리하다. 업체 홈페이지, 지도 등 많이 찾는 정보도 함께 제공된다.

이용자들이 평소 통화를 하면서 느낀 각종 불편함을 해소하고, 안심하고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올해 SK텔레콤의 첫 시도라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SK텔레콤 박인식 사업총괄은 "휴대전화의 각종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SK텔레콤만의 서비스로 업그레이드 해 '통화 그 이상의 똑똑한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을 가능케 하는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T전화 개발을 주도한 위의석 상품기획부문장은 "이용자가 100% 사용하는 전화 기능이 과거 유선전화의 플랫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 스마트폰 시대에 맞춰 첫화면을 혁신적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T전화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 아니라 휴대전화에 기본적으로 탑재된 형태로 선보인다.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국내 대표 휴대전화 제조사와 손을 잡았다. T전화는 다음달 출시 예정인 단말기에 처음으로 탑재되며 이후 SK텔레콤이 출시하는 국내 주요 제조사 단말에 기본 장착될 예정이다.

기존 출시 기종에서도 이용이 가능토록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가입자는 제조사의 전화 기능과 T전화 중 본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해 이용하면 된다.

SK텔레콤은 이날 행사서 '스마트홈' 기능을 강화한 스마트 셋톱박스도 공개했다. 'B박스'(B box)라는 이름의 이 기기는 TV 셋톱박스 기본 성능에 충실하면서도 고화질 영상통화, 홈 모니터링, 가족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클라우드 서비스등 다양한 유무선 통신서비스를 모두 지원한다.

B box도 사용자의 이용 패턴을 반영한 사용자환경(UI)을 제공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홈 화면이 위젯방식으로 구성돼 고객이 기능을 원하는대로 배치할 수 있다. TV를 켜자마자 즐겨보는 채널이 나오게 한다거나 오늘의 날씨, 회사까지의 교통정보, 주가·환율 정보, 주요 뉴스 등이 홈 화면에서 자동으로 나오게 하는 식이다.

TV로 고화질(HD)급 영상통화를 하거나 휴대전화와 음성·영상통화가 가능토록 하는 등 새로운 기능이 대거 포함됐다.

자택 보안을 위한 홈모니터링, 드롭박스·구글 드라이브·피카사 등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합 관리하는 'B box 드라이브', PC에 저장한 음악·동영상을 TV로 불러와 재생하는 '짐리'(Zimly) 서비스도 이용 가능하다.

그러면서 인터넷TV와 주문형비디오(VOD) 시청이라는 본연의 기능에도 충실해 실시간 TV 시청시 '다이나믹 채널' 기능을 이용해 최대 12개 채널을 한화면으로 볼 수 있으며 VOD 서비스의 경우 IPTV 최초로 중간중간 건너뛰며 원하는 장면만 볼 수 있는 섬네일 방식 구간 점프 기능이 도입됐다.

기존의 투박한 셋톱박스와 차별화되도록 디자인에도 신경써 올해 세계 3대 디자인상인 iF 디자인 어워드 상품 디자인부문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기존 경쟁상품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IPTV 이용료는 월 1만900원(스마트형 상품 기준), 셋톱박스 임대료는 월 3천원(3년 약정 기준)이다. 기존 Btv 스마트 이용자는 월 2천원의 임대료만 추가하면 된다.

SK텔레콤이 이처럼 새해부터 신규 상품과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는 것은 시장 선도주자로서의 위치를 유지하려면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관측된다.

박인식 사업총괄은 "올해 LTE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함에 따라 고객의 소비패턴 변화와 함께 미래성장 영역을 향한 경쟁 격화가 예상된다"며 "SK텔레콤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최고의 네트워크 품질을 바탕으로 상품과 서비스라는 본원적 가치 기반의 경쟁 패러다임을 완성해 마켓 리더쉽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