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성옥희기자/아이클릭아트
국공립 50여곳·민간악단 100여곳 활동
클래식 팬층 두터워져… 부지런히 경쟁
유럽 투어·해외 음악제 초청 '질적 성장'


"요즘은 악기 전공한 학생들 대다수가 졸업하면 오케스트라에 입단하고 싶어합니다. 그게 안되면 유학을 가죠."

22년동안 수원시립교향악단에서 연주해 온 김동현 악장의 말이다. 그는 현재 한국종합예술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예전에는 다들 솔리스트가 되고 싶어했죠. 그러나 요즘은 잘 하는 친구들이 오케스트라로 몰려요. 지난해 수원시향에서 바이올린 단원을 뽑는데 경쟁률이 100:1이 넘었어요.'악단고시'라는 말이 생길 정도죠"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오케스트라의 성장세를 드러낸다.

한국 최초의 오케스트라는 1945년 창단된 '고려교향악단'이다. 이를 시작으로 각 지자체에 속한 국공립 교향악단 50여개가 탄생했다. 민간 교향악단도 100여 개에 이른다.

양적 성장 못지않게 질적 성장도 이루었다. 클래식 팬층이 두터워지는 동안 악단들은 부지런히 경쟁하고 상대를, 스스로를 뛰어넘었다.

다시 김 악장의 말을 옮기자면, "옛날 일이지만, 우리 단원 중 한 명이 유학갔다 온다고 악단을 나갔어요. 5년동안 독일에서 공부하고 귀국해서 다시 입단 시험을 봤죠. 그런데 탈락했어요. 수준이 달라진거죠."

어느덧 해외시장에서도 우리 악단을 눈여겨 보기 시작했다. 관현악의 본고장인 유럽이 변방으로 눈을 돌리기까지 시간이 제법 걸렸으나, 일단 발견을 하고나니 '급관심'을 표했다.

국내 관현악단이 악기를 챙겨들고 유럽투어를 떠나고, 해외 음악제에 초청되는 일은 이제 더이상 놀라운 사건이 아니다.

K-pop이나 K-Drama처럼, 'K-Classic'이라는 말도 제법 널리 쓰이고 있다.

경인지역에도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비롯해 인천, 수원, 성남, 부천, 구리 등 시립교향악단과 다양한 형태의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들이 활동하고 있다.

도·시립 교향악단들은 꾸준히 쌓아온 실력과 적극적인 프로그램 개발,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지역민들의 성원을 받는 한편, 최근 K-Classic대열에 합류하며 안팎으로의 움직임이 다부지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수원시립교향악단,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올 가을 해외무대에 선다. 이들에게 해외무대의 의미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민정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