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박성현기자 /아이클릭아트
서울~지방 잇는 요충지 '수출산업 중추'
작년 수출 1천억불 돌파… 지자체중 1위
서비스업·정보통신 제조업 비중 점차↑
판교테크노밸리 등 첨단산업 견인 기대
차별화된 기술경쟁력, 우수 성적표 비결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중심이다. 또한 교차로이기도 하다. 서울과 지방을 잇는 모든 교통은 물론 정치·사회적 변화에 직·간접적인 확산의 통로에 서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도 우리나라의 수출산업을 주도하는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경기도는 역사적으로 우리나라 발전사에 구심체이면서 통합적 역할을 해오고 있다.

지금의 세계 경제는 전반적으로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낙관론이 우세한 가운데 선진국 및 신흥시장에 여전히 내재되어 있는 글로벌 리스크가 향후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확대, 일본 소비세 인상, 유로 지역 저물가 등 선진국발 리스크뿐만 아니라 중국경제 성장 둔화,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 신흥시장발 리스크는 세계경제 회복세 및 우리 수출 성장세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 경제의 성장동력인 경기도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경기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심각한 고민이 이뤄져야 한다.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경기도의 힘'의 원천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 대한민국 성장동력, 경기도

지난 30년간 경기도 산업은 지역경제 차원을 넘어 한국 경제 성장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 왔다.

경기도 산업의 비약적 성장에 힘입어 경기도는 전국 최고 수준의 경제성장을 거듭해 전국 지역총생산의 약 20%를 담당하고 있으며 부가가치생산 및 고용창출 측면에서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각각 전국 1위와 2위의 위치에 올라와 있다.

2000년대 들어서부터 경기도의 산업구조는 여러 측면에서 변화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첫 번째는 경기도 경제의 빠른 서비스화 추세다.

경기도 산업에서 서비스업의 비중이 부가가치 기준으로 2000년부터 지난 12년 동안 9.3%p 상승한 반면, 제조업의 비중은 5.1%p 하락했다.

둘째 ICT(정보통신기술) 제조업에 대한 경기도 경제의 의존도가 더욱 커지고 있다. ICT 제조업이 경기도 제조업 부가가치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1.5%이고, 이는 전국 ICT제조업의 46.1%에 달하는 규모이다. 셋째, 제조업 생산성은 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더욱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도의 전국 GDP(국내총생산) 성장기여율이 32.4%로 국내 경제에 대한 영향력이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도 ICT 제조업의 전국 GDP 성장기여율이 14.7%, 경기도 GRDP(지역내 총생산) 성장기여율이 53.0%를 기록하면서 국가경제적 기여도가 타 사업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한국 경제에서 경기도가 차지하는 위상이 높아졌다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는 부분이다. 중장기적으로는 ICT 제조업, 자동차제조업 등 경기도 주력산업의 성장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업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대내외적 산업 여건에 따른 성장을 거듭해 오면서 경기도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수출 1천억달러를 돌파하며 16개 지자체중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경기도의 수출실적은 1천20억달러로 2012년도 879억달러보다 16% 증가했다.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등의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 첨단산업의 메카, 경기도

경기도 지식기반산업은 2011년 기준으로 사업체수가 전국의 24.0%(1위), 종사자수가 전국의 26.9%(2위)로 국내 경제의 성장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지식기반산업은 창의성에 기초한 지식을 활용해 신기술산업 창출에 기여하는 지식집약적 산업을 의미하면서 지식기반 제조업은 전자정보기기, 반도체, 메카트로닉스, 정밀화학, 새생명산업, 정밀기기, 신소재, 환경, 항공우주 산업 등을 포함한다.

이러한 지식기반산업 분야의 대기업 연구시설과 벤처기업들이 경기도내 곳곳에 산재해 있다. 도내 대학들의 R&D(연구·개발) 인프라를 포함하게 되면 경기도는 거대한 연구도시다.

경기도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현대자동차, SKC 등 글로벌 선도기업들의 첨단기술 개발 및 부품 생산이 이뤄지는 곳으로 말 그대로 첨단기업 도시다. 여기에 글로벌 벤처기업들이 운집한 판교테크노밸리가 완성 단계에 들어서면서 경기도 핵심 연구개발의 전초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내년이면 판교는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확고하게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안랩, SK케미칼 등 대기업과 엔씨소프트, 넥슨 등 국내 게임업계 빅4가 모두 판교로 옮겨왔고, 특히 입주기업의 90% 이상이 연구소나 기업 부설 연구소를 갖추고 있다.

판교테크노밸리내 기업이 모두 입주하게 되면 고용유발효과만 약 16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국가 경제의 부흥을 견인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이 밖에도 도내 곳곳에는 대규모 산업단지가 개발중으로 삼성과 LG를 비롯해 외국기업들의 생산 및 연구단지가 들어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평택에는 395만㎡ 규모의 삼성전자 고덕산업단지가 내년 준공 예정이다. 수원사업장의 2.4배 크기로, 최근 평택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실제로 평택시는 3만명 이상의 고용창출과 1천억원의 지방세수가 증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진위2산단은 오는 2016년 상반기부터 LG전자 생산시설이 단계적으로 입주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이곳에서 전자부품, 섬유제품, 전기장비 등 미래신수종사업과 고부가가치 전자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북부지역에는 LG디스플레이와 파주 월롱산업단지가 연결된 LCD(액정표시장치) 클러스터가 첨단산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맡고 있다.

월롱산단은 2008년 이후 부품 소재에서부터 완제품까지 생산이 가능한 LCD 클러스터 단지로 발전해 오면서 LG전자(21만9천600㎡), LG화학(18만㎡), LG이노텍(8만1천500㎡), LG마이크론(9만5천800㎡) 등 LG그룹 4개 계열사가 입주해 가동중이다.

이 밖에도 경기도내 곳곳에는 110여개 국가 및 일반산업단지가 조성돼 있고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바이오 및 의약, 태양전지 등 신수종 분야 연구가 이뤄지고 있으며, 고부가가치 전자제품을 생산하면서 막대한 고용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경기개발연구원 김군수 연구위원은 "한국 경제에서 경기도가 차지하는 위상이 점차 커지고 있는 만큼 최근 경기도 경기상황은 한국 경제성장을 좌지우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첨단산업을 주도하는 산업체들이 집약된 만큼 타 지방과의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이 바로 경기도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이성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