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 속 어둠 한 스푼을/ 흰 쟁반에 살짝 놓으니/ 새벽 속 살이 엷은 청색으로 살살 흐르더라/ 아슬아슬 쟁반에 차오르더라(신달자 시인의 '스며라 청색' 中)

아직 푸름을 간직한 나무들과 나란히 선 신달자 시인이 자신의 시를 낭독했다. 그녀의 입에서 출발한 청색은 캔버스의 파란 바다로 가 닿았다. 전혁림 화백의 '통영항'이 바람을 타고 일렁일 것만 같았다. ┃사진

시와 그림, 음악이 어우러진 가을 저녁의 시 낭송회가 지난 10일 용인 이영미술관에서 열렸다.

이영미술관(관장·김이환)과 한국시사랑(대표·최동호)이 공동 주관한 '시와 그림과 음악의 특별함 만남'에서는 이영미술관에서 진행중인 '미술관 소장과 전시의 즉흥적 만남'展에 어울리는 시낭송과 음악 연주를 선보였다.

이날 행사에는 김형오 전 국회의장, 정찬민 용인시장, 홍기헌 경기문화재단 이사장, 김혜정 경희대 혜정박물관장 등이 참석했다.

또 문단에서 왕성하게 활동중인 최동호 한국시사랑 대표, 오세영 전 한국시인협회장 등 원로 중진 문인 30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축사를 대신해 고 윤동주 시인의 '별헤는 밤'을 낭송해 참석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신달자 회장을 포함한 15명의 시인이 미술작품과 어울리는 자신의 시를 소개했다.

아울러 이지영 협성대교수는 브람스 작품 '엘리지 레 템부어(Elegie Le Tambour)'를 플루트로 연주했다. 시노래 가수 진우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등 시 3편을 기타 연주에 맞춰 노래로 불렀다.

김이환 관장은 "올해 시낭송의 밤은 화가 전혁림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자리"라며 "이번 행사가 미술과 시, 음악이 예술적 교감을 느끼는 장을 여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은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