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알츠하이머 부친에 대한 기록

■유배 중인 나의 왕 ┃아르노 가이거 지음, 김인순 옮김, 문학동네, 224쪽, 1만3천원.


오스트리아 작가 아르노 가이거가 오랫동안 알츠하이머병으로 고통받는 아버지에 대해 쓴 자전적 소설.

서서히 기억을 잃어가는 아버지를 애틋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아버지와 함께한 나날을 담담히 그렸다. 정확한 관찰과 내밀한 감정이입을 통해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세계를 밀도 있게 담은 이 소설은 가족과 삶의 의미에 대해 깊게 파고든다.

은퇴와 어머니와의 별거를 겪은 아버지는 주위에 대한 관심을 끊고 모든 일에 손을 놓는다. 자식 중 아무도 그의 변화를 눈치 채지 못하는 가운데 알츠하이머병이 아버지의 몸을 잠식하기 시작한다.

‘나’는 뒤죽박죽 돼버린 아버지의 현실을 인정하고 아버지가 겪을 고난을 함께 헤쳐가려 하지만,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한 시간이나 아버지와 승강이를 하면서 목욕 솔로 여러 번 위협받기도 하는” 일들이 일상 다반사로 벌어진다.

▶에세이

세월호 참사 인문학자들 성찰

■팽목항에서 불어오는 바람 ┃노명우 외, 현실문화, 376쪽, 1만4천원.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인문학자들의 성찰과 사회 비평을 모은 인문학의 기록이다.

노명우 아주대 교수(사회학), 권명아 동아대 교수(국문학) 등이 2013년 설립한 인문학 대안 연구자 모임인 인문학협동조합이 기획했다.

저자들은 “비극적 참사 앞에서 쏟아진 인간과 국가에 관한 질문들을 해명하는 것은 인문학의 임무”라고 밝혔다.

“잊지 않겠습니다”의 목적어가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상기하는 저자들은 우리가 “인간으로서” 부끄럽지 않기 위해 어떠한 사유와 실천에 나서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묻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