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할린 귀국동포 '뿌듯한 한표'
안산시 사1동 고향마을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할린 영주귀국 동포들은 생전 처음으로 대통령 선거에서 귀중한 한표를 행사하며 '진짜 대한민국 국민이 된듯한' 뿌듯한 자부심을 느꼈다.
인근 성안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이날 오전 6시 투표가 시작되자 60세 이상 고령의 사할린 동포 유권자들이 줄을 이었다.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시작 20분 전에 도착했던 첫 투표자 장원종(70)씨는 “대통령을 내 손으로 직접 뽑는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설레 잠까지 설쳤다”면서 “내가 찍은 후보가 당선됐으면 정말 좋겠다”고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오전 11시30분께 투표를 한 정기동(67)·주순녀(63)씨 부부도 “3차례의 TV 정책토론을 보고 후보를 선택하는 고심을 했다”면서 “당선자는 국민에게 약속한 공약을 꼭 지켜 줄 것”을 당부했다.
고향마을 동포 유권자는 모두 898명(남 344, 여 554). “동포들의 이번 선거에 대한 열의와 관심이 대단해 투표율이 90%가 넘을 것 같다”고 투표참관인이 전했다.
◆ 40대시민, 나홀로 공명선거 캠페인
고양시 덕양구 성사1동 5투표구인 주교우체국에 머리에 '공명선거'라고 글씨를 새긴 40대 남자가 투표해 눈길을 끌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송재은(42·고양시 성사동 701의 12)씨로 송씨는 19일 오전 10시께 부인 이경숙(39)씨와 함께 투표구인 주교우체국에서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송씨는 미용부문 2002 경기으뜸이에 선정된 부인 손에 의해 한달 전부터 머리를 7부 능선까지 깎고 다듬은 뒤 '고양시 공명선거'라는 글씨를 새긴 채 미용실에서, 거리에서 나홀로 공명선거 캠페인을 벌여 왔다.
송씨는 “21세기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할 이번 대선이 공명정대하게 치러지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이런 퍼포먼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송씨는 특히 “십수차례 선거를 치르면서 이번 선거가 가장 깨끗한 것 같아 보람을 느꼈다”며 “그러나 사이버상에서 혼탁 분위기가 넘쳐 나고 폭로전이나 흑색선전이 여전한 점과 축제분위기가 사라지고 있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고양>
◆ "드라마보다 재밌다" 감탄 연발
개표가 시작된 19일 밤 7시가 지나면서 경인지역 대부분의 도심이 평소와는 달리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휴일이면 극심한 정체현상을 빚던 경부, 중부, 경인, 영동 고속도로 등 경인지역 대부분의 도로도 귀경길 시민들이 귀가를 서두르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차량 소통이 한결 원활해지는 모습이었다.
인천시 남구 주안역 주변과 부평, 계양, 연수, 송도 등 인천지역 주요 거리와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과 안양시 안양 1번가, 부천시 중동, 성남시 분당 등 도내 대부분의 지역들 역시 행인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한산해졌으며 평소 취객들로 소란스럽던 주요 도시의 유흥가도 손님이 없어 일찍 문을 닫는 곳들이 눈에 띄었다.
주안역 주변의 식당과 호프집 등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개표상황에 눈을 떼지 못하면서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의 득표수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시민들은 또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후보가 개표초반 10여만표 차이로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상황을 숨을 죽이며 지켜보면서 “어떤 드라마보다 더 재밌다”고 감탄을 연발하기도 했다.
본보 전광판이 설치된 수원역에서 전철을 기다리며 개표속보를 챙기던 박창선(35)씨는 “수시로 변하는 양 후보의 득표결과를 확인하다 전철을 두번이나 놓쳤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고양>
눈에띄는 투·개표현장
입력 2002-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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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2-1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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