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의 첫 진원지인 평택성모병원이 지난 6일 재개원했다. 메르스 사태에 연루된 병원 가운데 가장 먼저 재개원한 모범 사례다. 지난 5월 메르스가 발원한 지 두달에 가깝도록 아직은 소강상태 속에 현재 진행형이다. 그간 메르스 사태로 숨진 사람은 33명에 이른다. 확진자도 186명에 달한다. 삼성의료원 등 대형병원들이 메르스 사태의 전염 매체로 등장하는 등 전염병 방역체계에 문제점이 드러난 이번 사태는 의료계는 물론 정부의 전염병 방역체계에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메르스 진원지로 문을 닫았던 평택성모병원이 다시 문을 연 것은 큰 의미가 있다. 평택성모병원이 메르스의 위기관리를 이겨내고 재개원하게 된 것은 자진 폐쇄 결정 후 휴원에 들어간지 38일만이다. 그간 이 병원 277명의 의료진과 직원들의 피나는 노력 덕분이다.

이들은 휴일도 반납한 채 전원이 출근해 모든 시설에 대한 방역과 소독작업으로 메르스 균에 대한 완벽 차단 준비를 마쳤다. 평택성모병원은 지난 5월 20일 메르스 첫 환자 발생을 시작으로 같은 병실에서 5명, 같은 병동에서 32명 등 모두 37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했던 곳이다. 이들은 메르스 사태가 벌어지자 발빠르게 대처했다.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하면서 환자 치료에 나섰던 8층 병동의 의료진 16명을 격리조치하고 남은 261명의 병원 의료진과 직원들도 차례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병원내 입원중인 환자들을 돌볼 수 있는 의료 인력이 부족하게 되자 입원중인 환자들을 인근 병원에 전원한 뒤 곧바로 휴원에 들어갔다. 일부 대형 병원들이 부분진료를 계속하면서 메르스 환자를 양산해 내던 것과 달리 조기에 병원을 폐쇄한 것이다. 이후 6월초 격리조치에 들어갔던 병원의료진들이 해제되고 더이상 환자발생은 없었다.

병원폐쇄 조치로 인한 경제적 불이익 등 영업 측면보다 전염병 차단에 우선 무게를 둔 것이다. 휴원 기간 동안 병원측은 메르스 등 전염균의 완벽 차단을 위해 내부를 밀폐시키고 훈증소독을 실시하는 등 방역소독 작업을 했다. 이곳 의료진과 직원들은 메르스 환자 발생으로 지역사회에 피해를 줬다는 자책과 다시는 이같은 일이 반복돼서는 안되겠다는 비장한 각오들이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평택성모병원의 의료 관리체계가 돋보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