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액화천연가스(LNG)기지 증설을 위해 7일 오후 라마다호텔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주민설명회가 송도 주민들의 강한 반발로 다시 무산됐다. 지난 3일 연수동 주민설명회에 이어 두 번째로, LNG증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주민설명회장에 들어와 심한 몸싸움이 벌어지자 한국가스공사가 설명회를 취소한 것이다.

설명회 무산 이후 한국가스공사 측은 LNG기지 증설의 필요성과 기지에 대한 오해 때문에 사업 내용을 설명하지 못해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가스공사는 인천 송도 LNG기지에 추가로 20만㎘ 탱크 3기를 증설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중이다. 금년 8월께 착공, 2019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서두르고 있지만 전형적인 기피혐오시설인데다 폭발 위험 때문에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있다.

가스공사측의 추진방식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이 가장 큰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은 가스공사측이 개최한 설명회가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형식적 요식행위라고 보고 있다. 이같은 불신은 첫 단추를 잘못 끼운 탓이다. 송도 LNG 기지에서는 동양최대라고 하는 10만㎘급 탱크 10기와 20만㎘급 탱크 10기가 운영 중이다. 가스공사는 정부의 에너지 수급정책과 관련하여 LNG증설이 얼마나 절실한지, 위험시설의 집중이 과연 타당한 일인지를 주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도 않고 용역발주 등 밀어붙이기 식으로 추진해 왔다. 가스공사 측이 2005년 LNG기지에서 일어난 메탄가스 누출사고를 숨겨오다 1년 반이나 지난 뒤에야 공개한 것도 불신을 키운 요인 중의 하나이다.

주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송도 LNG 기지가 처음 건설된 1997년에는 육지로부터 18㎞ 떨어져 있었지만 지금은 송도신도시가 건설되면서 가스저장탱크와의 거리가 3㎞로 좁혀졌다는 것이다. 공사측은 안전진단 결과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피해범위는 반경 1.2㎞ 이내임을 강조하고 있으나 주민들은 조사 결과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증설 안건을 연거푸 보류하다가 지역주민의견 수렴을 조건으로 가결한 사안이다. 훼손된 신뢰는 회복하기 어렵지만, 원점으로 돌아가서 진정성을 가지고 주민들과 대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