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14일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원유철(경기 평택갑) 원내대표 후보와 김정훈(부산 남갑) 정책위의장 후보를 합의 추대키로 해 사실상 원내 지도부로 확정됐다. 새 원내 지도부 출범은 외형적으로 여당 내분이 진정되었음을 의미한다. 집권 여당의 안정된 모습이야말로 그동안 새누리당에게 극도로 실망한 국민에게 다시 희망을 주는 길일 것이다. 새누리당이 내분에 쌓여 있는 동안 집권여당으로서 할일은 산더미처럼 쌓였다. 가장 시급한 것으로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하지만 일손 놓은 새정치민주연합을 설득시켜야 하는데 이 역시 만만치 않다. 새누리당 새 지도부가 첫번째로 풀어야 할 몫이다.

주요 선거가 없어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던 올해도 이미 상반기가 지났다. 그것도 공무원연금개혁안과 메르스 사태, 새누리당과 청와대의 갈등으로 아까운 시간을 모두 허비했다. 원유철 대표는 당장 당·정·청 관계를 하루빨리 복원하고, 여러 갈래로 나뉜 당을 하나로 결집해 집권 여당으로서 일신한 면모를 보여주어야 한다. 이번 당·청 갈등으로 새누리당에 대한 국민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나라 경제가 어찌되든 말든, 이번 국회법 개정안 위헌논란과 거부권 파동은 내년 총선 공천권에 눈이 멀어 벌이는 추태로 국민에게 각인됐다. 집권여당의 책임감이라곤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권력욕으로 가득찬 집단만 국민의 눈에 보였을 뿐이다. 만일 새 원내 집행부 출범 이후에도 당의 계파간 갈등이 계속된다면 지지받지 못하는 식물 정당으로 전락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2.8%로 하향조정해 충격을 주고 있다. 우리 경제의 숨통을 쥐고 있는 중국경제도 불안하기 이를 데 없다. 중국경제 리스크는 그리스 충격보다 훨씬 크다. 그런데도 정치권 특히 여당의 내분은 오히려 경제불안을 가중시키는 역할을 했을 뿐이다. 새누리당 새 원내 지도부는 민생현안과 경제살리기를 최우선과제로 두고 당·청간 원활한 협조와 소통, 협력속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원유철 원내대표 출범을 계기로 새누리당이 국민을 위한 정당으로 거듭 태어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