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세계문자박물관의 유치에 성공했다. 유치성공의 배경은 인천시가 세계의 문자가 공존하는 도시 송도, 인천공항·국제여객터미널·수도권과의 접근성, 송도 내 첨단산업 기반시설과 문자·인쇄산업의 결합 등을 강조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인천이 서울·부산에 이은 전국 3대 도시임에도 국립문화시설이 전무했던 사정을 감안하면 ‘가뭄의 단비’가 아닐 수 없다. 세계문자박물관은 국비 950억원을 투입해 송도 센트럴파크에 2020년까지 건립될 예정이다.

인천시는 국립문자박물관 유치를 인천문화의 부족한 콘텐츠를 보강해 문화도시로 환골탈태하는 절호의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인천시는 세계문자박물관의 기본 콘셉트 설정단계부터 적극적인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세계문자박물관은 보편적 인류의 문화유산인 ‘문자’를 콘텐츠로 하는 세계적 박물관으로서의 위상을 분명히 하되, 세계문자 가운데 가장 ‘경이(驚異)로운’ 한글이 그 중심이 되어야 할 것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여기에 인천이 한국 문자문화에 기여해 온 역사와 관련 유물들이 포함될 때 세계문자박물관은 인천의 자랑이자 한국과 세계의 문화자산이 될 것이다.

이 박물관은 국립한글박물관이나 국립국어원, 세종학당과 같은 국립 문자관련 기관은 물론 인천문화 인프라와 연계협력을 긴밀히 하여 입체적 시너지 효과를 높여야 한다. 인천시립박물관은 물론, 인천문화재단과 인천근대문학박물관, 강화고려역사재단, 송암 박두성 기념관과 같은 문화기관이 대표적이다. 또 ‘유네스코 세계 책의 수도’ 사업의 성과를 잘 보전하고 ‘세계아동도서전’과 같은 후속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한다면 인천은 ‘문자-문학-책’ 관련 콘텐츠를 일관성 있게 집적한 인문문화의 선구적 도시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세계문자박물관이 지역 산업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박물관이 문자기반 디지털 미디어와 문자디자인, 서체예술 등 관련 문화산업의 플랫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조성되어야 한다. 이 같은 계획을 박물관 운영은 물론 건립과정에 반영시키려면 인천시는 문화콘테츠 산업의 연계·유치·지원 정책을 미리 수립해 두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