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휴가철을 맞아 유통업체들의 막바지 판촉전이 한창이다. 롯데백화점이 가장 적극적이다.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전시장에서 각종 용품을 최대 85%나 깎아주는 이벤트에다 명품할인행사도 2주 앞당겨 실시 중이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이마트, 홈플러스 등도 유사한 내용으로 여름 손님을 끌어들이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상반기 매출 하락세를 만회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2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0.3%로 5분기 연속 0%대를 기록했다. 민간소비는 0.3% 감소했으며 순(純)수출은 마이너스 0.2%인 것이다. 산업전반이 부진한데다 가뭄으로 인한 농업생산의 두 자리 수 감소 영향이 크다. 특히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에 따른 민간소비감소는 예상보다 훨씬 컸다. 관건은 메르스 쇼크에서 벗어난다고 해서 ‘한국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는가’하는 점이다. 7월 들어 소비심리가 미세하나마 개선되었으나 금년도 월평균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2012년 12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매유통업 경기가 3분기에 다시 위축될 수도 있다는 전망은 점입가경이다. 2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944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3분기 경기전망지수(RBSI)가 전 분기보다 4p 하락한 96이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정부전망치 3.1%는 물론 한국은행의 수정전망치인 2.8% 달성도 어려울 것이란 주장도 불거지는 판이다. 중장기 저성장국면 고착화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9일 박근혜 대통령이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내수 진작에 나서라”고 정부를 압박하고 나선 배경이다. 민간소비가 경제성장의 주된 동력인 탓이다.

일자리 확대 및 가계소득 제고가 정답이나 당장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것이 더 시급하다. 가계부문에 쌓인 여윳돈 규모가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30조원에 육박하는 돈이 생산활동에 흘러들지 않고 은행에서 잠자고 있는 것이다. 고용불안과 소득증가율 둔화, 노후대비 등 미래불확실성 때문에 곳간에 쌓아놓기만 했다. 응급처방으로 신용카드의 소득공제 폭을 한시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해 봄직도 하다. 은행권의 거치식 가계대출 심사강화로 인한 소비위축에도 주의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