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대규모 공원(오성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인천시와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공항공사)간 의견차로 사업 비용·기간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탓인데, 공원구역 해제(도시계획시설 결정 실효)까지 약 2개월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 그 안에 공원 조성계획 수립을 완료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도시공원위원회 자문·심의, 공람·공고, 고시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해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다.

당초 오성공원 조성사업은 인천공항 개발 때문에 계획됐다. 오성산 240만㎡ 가운데 88만㎡는 2001년 8월 도시계획시설 상 근린공원으로 지정됐다. 이후 공항공사는 ‘항공기 안전 운항을 위한 장애 구릉 제거’, ‘인천공항 2단계 건설 토취장 확보’ 등의 이유를 내세워 오성산 절취를 인천 중구청에 신청했다. 중구청은 2003년 9월 공원 조성과 산림 복구를 조건으로 공항공사에 오성산 절취를 허가했다. 하지만 오성산 절취로 주민들은 지하수 고갈, 분진, 소음 등의 피해를 봤다. 오성산 높이는 애초 172m에서 48~52m로 낮아졌다. 인천공항 때문에 주민들이 피해를 당하고, 오성산 정상부가 잘려 나간 셈이다.

공항공사는 2025년까지 858억원을 들여 오성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인천시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는 공원 조성 기간이 너무 길고, 사업비가 낮게 산정됐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의 관문인 인천공항 인근에 위치한 점을 고려해 ‘국가 대표급 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인천시의 의견이다. 공원 전문가 등 각계 인사로 구성된 도시공원위원회 의견도 인천시와 같다. 공항공사는 근린공원(주택가 주변 작은 공원)으로 지정돼 있는 점, 비싼 민자도로(인천대교·영종대교) 통행료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이용객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단하고 있는 것이다.

공항공사는 오성공원을 누구나 납득할 수 있도록 안전하고 품위있게 조성해야 한다. 오성산이 절취됐고, 그곳에 조성되는 오성공원은 공항 이용객과 피해를 감수한 주민들의 쉼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공항 공사가 갖고 있는 사회적 책임은 물론 공항 활성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