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대규모 조림지에 일반 산업단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SK그룹은 최근 화성시 정남면 음양리 일대 조림지 49만5천여㎡를 정남일반산업단지로 조성키로 하는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화성시에 제출하고, 개발에 대한 주민설명회까지 마친 상태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일부에선 산단이 들어설 조림지가 과거 산림보국(山林報國)을 주창한 고 최종현 회장이 생전에 조성, 30년 넘게 가꾸어 기업정신이 배어 있는 곳인 만큼 이를 훼손시켜선 안된다는 것이다. 더구나 조림지가 산업단지화할 경우 막대한 개발이익을 얻게 돼 이를 노린 전형적인 기업이윤 추구에 혈안이 되어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또 지난 2010년 ‘숲의 명예전당’에 헌정된 고 최종현 회장의 유지와 정면 배치된다.
수원에 뿌리를 두고 고 최종건씨가 선경직물을 모체로 창업, 재계순위 3위에 오른 SK그룹은 1973년 11월 창업자인 최종건씨가 타계하면서 동생 고 최종현씨가 사업을 물려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문제의 조림지는 당초 고 최종현 회장이 ‘나무도 사람 키우는 것과 같다. 사람 키우듯 나무를 키우라’며 서해개발을 설립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조림·육림사업으로 산림자원화에 노력해온 산물이다. 산림청이 국토 녹화와 임업 발전에 큰 공적을 남긴 인물을 기리기 위해 국립수목원에 설치한 ‘숲의 명예전당’에 고 최 회장이 헌정된 것도 이 때문이다. 당시 헌정식엔 산림청장과 최태원 SK회장 등 유족들이 참석할 만큼 큰 의미를 부여했었다. 당초 조림지는 SK임업 땅이었으나 현재는 SK건설 소유로 되어있다.
SK건설은 이 사업부지에 총 사업비 2천750억원을 투입해 2019년까지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고 최 회장의 유업으로 만들어 놓은 땅에 자동차·트레일러·기계장비·전자부품 제조업체 등을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이곳에 산업단지가 조성될 경우 개발이익은 막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 사업부지에 포함된 음양리 일대 공장부지가 ㎡당 70만원을 웃돌고 있는 만큼 공장부지 개발로 SK건설은 적어도 수천억원의 개발이익을 얻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SK건설은 선대회장의 기업정신인 사회적 책임과 도덕적 윤리를 지켜나갈 것인지 아니면 기업의 속성인 이윤 추구를 택할 것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
先代가 조성한 산림에 산단개발 하려는 재벌
입력 2015-08-12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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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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