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공원에 방치된 백범 동상의 이전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백범 동상은 1997년 인천시민들이 성금을 모아 건립한 것으로 그 곁에는 백범이 인천에서 감옥살이를 할 때 인천으로 와서 옥바라지를 했던 모친 곽낙원(郭樂園) 여사의 동상도 세워졌다. 우선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있다는 점이다. 동상은 현재 인천대공원 남측 외곽 외진 곳에 위치해 있다. 동상을 처음 건립할 때 고려하지 못한 것이다. 인천시나 교육기관도 백범 동상의 위치나 의미를 충분히 홍보하지 않고 있어서 사실상 방치된 것이나 다름없는 실정이다. 해마다 광복절이 되면 동상이전 논의가 되풀이 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유야무야 된 것이 여러 해다.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에서 ‘인천감옥에서 수형생활을 하는 동안, 인천 개항장을 통해 유입된 신문물을 익히며 항일운동가로서의 사상을 정립했다’고 기록하고 있듯이 인천 사람들의 관심과 배려로 탈옥할 수 있었고 나중 불굴의 민족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었던 자양분도 인천에서 얻었다고 한다. 또 1911년 안악사건으로 5년간 투옥될 때 다시 인천감옥으로 옮긴 것이다. 두 번째 인천 수감생활을 하는 기간에는 인천 축항공사 노역에 동원되기도 하였다고 한다.
백범이 해방후 조국으로 돌아와 1946년 봄에 전국을 순회할 때, 제일 먼저 찾은 곳이 인천이었던 것도 인천에 대한 백범의 남다른 애정 때문이었다. 이 같은 백범 선생의 인천과의 연고로 볼 때는 그가 옥살이를 했던 인천 감리서가 있었던 내동의 언덕 위나 인근의 자유공원이 가장 적절하지만, 마땅한 부지가 없다는 점이 문제이다. 그렇다면 김구 선생이 강제 노역을 했던 축항공사장이었던 인천항 제1부두나, 제1부두가 내려다 보이는 월미공원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백범동상의 이전은 여러 차례 제기돼 왔으나 인천시의 미온적 태도로 추진되지 못한 사업이다. 인천시는 여론을 받아들여 평생을 조국 광복운동에 바친 백범을 제대로 기릴 수 있는 장소를 찾아 동상을 이전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마땅하다. 동상이전 사업과 함께 김구선생이 감옥살이를 했던 인천감리서 일대는 광복운동의 생생한 현장이므로 국가사적으로 지정받아 재정비하는 사업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인천 백범 동상 이전해 재정비해야
입력 2015-08-19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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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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