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중국경제의 여파로 우리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중국상하이지수와 동조화를 보이는 우리 증시는 사흘동안 줄곧 하락했다. 최근 증시를 보면 외부환경에 우리 경제가 얼마나 취약한지 그대로 드러난다. 중국증시 폭락으로 코스피 지수는 1천900선을 위협받을 정도로 주저앉았고, 코스닥은 지난 7거래일간 10% 이상 급락했다. 불안한 중국증시가 우리 시장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중국은 우리 수출의 25%, 해외주식 투자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안화가 10% 절하될 경우 경제성장률이 0.9%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한국을 포함한 19개 신흥경제국에서 저성장과 통화가치 하락 등의 여파로 지난 13개월 동안 1조 달러(약 1천187조원)에 가까운 규모의 자본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잇단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에 이어 오는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신흥시장에서의 자본유출이 더 가속화할 수 있다. 중국 경제불안에 미국 금리인상 등 우리를 두러 싼 외부환경이 ‘산넘어 산’이다.
문제는 최경환경제팀이 이런 상황을 과연 극복할 능력이 있느냐다. 한국 경영학회가 경영학자 2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난 1년간 최경환경제팀의 실적평가에서 학자들은 C와 D학점의 중간 점수로 평가했다.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확장적 재정정책과 부동산 활성화정책은 C학점에 가까웠지만, 갑작스런 재난 대처는 D학점에 가까웠다. 한마디로 낙제를 겨우 면한 정도라는 것이다.
지난 17일 최 부총리는 위안화 절하 등 최근 중국 경제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대해 “장기적으로 수출과 실물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가 하면 “중국증시 불안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나흘동안 코스닥 지수가 폭락해 17조원이 사라지고 증시가 패닉에 빠지자, 최 부총리는 20일 “중국 정부의 위안화 평가절하가 한국 경제에 부담되는 측면이 크다”며 “다양한 시나리오별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을 바꿨다. 한국경제 수장이 불과 3일 앞을 내다보지 못한 것이다. 정부는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각오로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한 초비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 상황이 그리 만만치 않다.
사면초가 빠진 한국 경제, 비상구가 안보인다
입력 2015-08-2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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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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