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지뢰도발과 포격도발로 야기된 남북간의 일촉즉발 전쟁위기 국면에서 고위급 협상이 이루어졌다.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에서 남북의 고위급 대화가 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한반도의 안보상황이 위중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북한은 정상국가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위선적이고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협상에 임하는 한편 군사적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릴 뿐만 아니라 지뢰를 남측에 매설하고 우리측 영토에 포격을 감행하면서도 자신들의 행위가 아니라고 발뺌하고 있다. 명백한 도발을 우리 측의 조작이라고 우기는 행위는 남북대화의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
북한은 대남도발을 남남 갈등을 유도하는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 북한의 도발적 행위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대내적 불만을 외부로 돌림으로써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정권을 공고히 하려는 국내 정치적 의도는 물론이고 남한 내부의 분열을 유도함으로써 남북관계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감지된다. 남북간에는 이산가족 상봉 문제, 천안함 폭침에 따른 5·24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의 현안이 가로놓여 있다. 그러나 어느 하나도 쉽게 합의할 성격의 사안들이 아니다.
북한의 각종 도발 근저에는 남한과의 긴장을 고조시킴으로써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금강산관광 재개나 5·24조치 해제를 유도하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파탄상태나 다름없는 북한 경제의 돌파구를 열려는 속셈일 것이다. 북한의 이러한 전략적 계산은 내부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더욱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 북한은 2013년 제3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이후 중국과도 불편한 관계에 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남남분열로 인식될 수 있는 소모적 논란을 자제해야 한다. 북한관련 사안이나 북의 도발이 있을 때 빠지지 않는 이른바 음모론이나 추정을 가장해서 은근히 음모론을 부추기는 듯한 행동은 대한민국을 분열로 몰고 가는 철없고 치기어린 행동이다. 북한의 소행임을 입증하는 뚜렷한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의 터무니 없는 억지에 동조하는 듯한 주장은 삼가야 한다. 북한이 노리는 목적이 바로 남의 분열이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남남분열로 인식되는 소모적 논란 자제해야
입력 2015-08-24 20:00
지면 아이콘
지면
ⓘ
2015-08-25 13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