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로부터 ‘친환경 경영 병원’으로 지정된 일부 병원들이 규정을 지키지 않고 환경적이지 않은 병원운영을 해오다가 적발됐다. 의료폐기물을 친환경적으로 관리해 ‘친환경 병원’으로 지정됐지만 실제로는 부실하게 관리해 온 것이다. 이번에 적발된 병원들은 무려 3년 동안 의료폐기물 보관기준을 위반하거나, 의약품 사용 일시를 기재하지 않는 등 의료폐기물 관리법을 지키지 않았다. 문제는 이들 병원이 정부 지원금까지 챙기면서 이 같은 짓을 저질렀다는 점이다. 병원의 도덕적 해이는 물론 혈세낭비라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부천의 순천향대학교병원은 지난 2013년 친환경 경영 병원으로 지정받았지만 같은 해 12월 초 의약품을 사용한 이후 전용 용기에 연월일을 기재하지 않아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김포의 뉴고려병원 역시 주사바늘이나 혈액이 묻은 붕대 등 의료폐기물을 기간 내 버리지 않고 병원에 보관하다가 적발됐다.

병원들은 그렇다 치고 환경부도 비난을 피해갈 수 없다. 환경부는 이들 병원에 대해 친환경 경영 병원으로 선정만 해놓고 의료폐기물 관리법을 준수 했는지 사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 2012년부터 환경오염물질 적정관리, 녹색의료서비스 등을 모범적으로 시행한 병원들에 대해 ‘친환경 경영 병원’으로 지정, 최대 1천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하며 대대적으로 홍보해 왔다. 그러나 환경부·병원 모두 엉터리였던 셈이다.

정부는 폐기물의 배출에서부터 운반, 최종 처리까지 전과정을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투명하게 관리하는 올바로(Allbaro)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3년간 의료폐기물을 적정하게 처리하지 않아 적발된 병원은 전국 115건으로 이 중 44건이 공공의료기관이나 대학병원에서 발생했다. 폐기물관리는 단속 보다 병원의 자발적인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친환경 병원’을 지정한 것도 병원이 스스로 환경오염물질 발생을 낮춰 환경경영을 실현하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업장폐기물 배출자 의무신고를 하지 않고 일반 고물상을 통해 불법 적치장으로 넘기는 경우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병원폐기물은 외부유출시 위험이 크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병원들은 폐기물 관리에 대한 기본 인식을 확립하고, 병원의 사회적 의무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