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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숙 수원시정연구원 초빙연구위원
얼마 전 꼭 가보고 싶었던 '유럽의 지붕' 스위스 융프라우에 다녀왔다. 스위스의 한 아버지가 사랑하는 딸에게 아름다운 알프스의 경치를 보여주기 위해 만들었다는 산악열차를 타고 올라가는 길, 사방이 달력이나 엽서에서 보던 그 풍경이고 한 폭의 그림이었다. 올라가는 산악열차 안에서 승무원이 티켓확인을 하면서 스위스 초콜릿을 한 개씩 주었는데 아름다운 융프라우를 담은 포장지가 고급스러웠다. 세계적인 관광지에서도 그곳에서 만든 초콜릿을 이용해 홍보와 마케팅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관광에는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있어야 하고 그 지역의 특산품이나 기념품을 선물로 구입하는 재미도 빠질 수 없는 요소다.

2016년은 '수원화성 방문의 해'로 수원에서는 각종 볼거리와 체험거리, 숙소, 음식업소 등 기반시설을 갖췄고 또한 2018년 올해의 관광도시 육성을 위해 더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2015년 수원방문객 만족도 조사 결과에서 수원의 관광 기반시설에는 만족하는 반면 쇼핑만족도는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기념품도 부족하지만 특히 경주빵이나 천안호두과자, 일본 화과자 등과 같이 손쉽게 사서 먹고 가져갈 수 있는 특화된 선물용 먹거리가 없다.

수원의 음식으로 역사를 자랑하는 수원의 왕갈비나 전통시장 순대, 근래에 유명해진 통닭은 관광객들이 가져가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얼마 전부터 화성행궁 인근 화성명과(과자), 효선당(빵) 등에서 개인들이 좋은 재료로 먹거리를 만들어 판매하면서 지역특화를 위해 노력하는 곳이 있다. 그러나 관광 홍보와 마케팅에 한계가 있다. 그 지역과 관련된 역사적 근거와 특색있는 스토리가 필요하다.

수원 약과 ! 다행히도 수원에는 전통의 수원약과가 있었다. 약과는 예로부터 궁중은 물론 서민들의 다과상에도 올랐고 지금도 전통 상차림이나 제사상에 반드시 포함되는 우리의 전통음식으로 약처럼 몸에 좋은 음식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만드는 방법은 밀가루(쌀가루)를 꿀로 비벼 개어서 저온의 기름에 튀겨낸 후 계피를 넣은 조청(물엿, 꿀)에 담갔다가 꺼내 건조시키는 것으로 인공첨가물 없이도 수개월간 상온 보존이 가능해 건강한 먹거리라고 할 수 있다.

수원시정연구원 수원학연구센터 이동인 박사의 '실록으로 보는 조선시대 수원의 성격과 위상'에서 수원약과의 탄생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수원은 지리적 교통 요충지로 오고 가는 손님들이 많아 접대음식의 하나로 약과(유밀과)가 많이 발달했으며, 지형상 넓은 평야가 펼쳐진 들판으로 인해 매사냥의 천국으로 사냥을 좋아했던 양녕대군도 수원 약과(유밀과)를 대접받은 내용이 세종실록(15세기)에 남아있다.

또한 정약용의 목민심서에는 "수원부의 밀면(세속에서 약과라 지칭)이 나라 안에서 유명하다"고 표현되어 있고 여유당전서에도 수원약과에 대해 언급되어 있다.

지역마다 대표하는 유명한 음식들이 있으나 수원약과와 같이 오랜 역사적 스토리를 가진 음식은 흔하지 않다. 나름대로 대표음식의 전통을 만들어 가고 있지만 수원 약과는 이미 오랜 역사적 전통을 갖고 있는 것이다. 역사의 도시 수원에서 뿌리가 있는 우리의 전통음식 약과를 살려내어 수원의 대표적 관광 먹거리로, 또한 우리나라 대표 간식으로 재탄생 시키면 어떨까.

/엄정숙 수원시정연구원 초빙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