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흙 채워넣던 방식, 효율 떨어지고 환경파괴 우려
토목설계회사 20년 근무한 김영주 대표 '신공법' 개발
경량혼합토 사용 '특허'… 오염 없고 지반침하도 예방

이 때문에 주로 지반이 석회암으로 이뤄진 국가에서 종종 발생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국토 대부분이 단단한 화강암이나 편마암으로 이뤄진 국내에서도 심심찮게 싱크홀이 생기는 사례를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연적인 원인보다도 지하수 개발, 도시의 노후화한 상하수도관으로 인한 누수, 지하철 공사 등이 주원인으로 제기된다.
특히 국내 대부분의 상하수도 관로는 현재 수십년이 지나면서 노후화 및 손상돼 누수가 발생하고 있고, 이로 인해 관로 속에 토사 등이 유입돼 지반침하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노후화된 상하수도 관로를 걷어낸 뒤 흙으로 메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안양시 동안구에 위치한 (주)중원의 김영주(49·사진) 대표는 20년간 토목설계회사에서 근무하며 지반침하 현상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던 중, 2~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노후화된 관로 복원 작업을 위한 창업 준비에 돌입했다.

김 대표는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의 하수관들은 대부분 30년이 지났기 때문에 언제든지 지반침하 현상이 생겨도 이상할 게 하나 없다"며 "폐관을 제거하고 흙으로 메우면 지반침하 현상을 방지할 수 있지만,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도로 여건상 오랜 시간 철거 작업을 하기 어려운 곳이 많기 때문에 일부 지자체를 제외하고는 선뜻 예방 작업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노후 관로를 들어내는 대신 관로 안에 직접 흙을 채워넣는 것이다.
하지만 시멘트와 기포, 물을 채워넣는 기존 공법은 가장 보편적인 반면 수년이 흐른 뒤 다시 관로를 철거할 때 폐기물로 처리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또 1㎥ 당 시멘트를 400kg 가량 함유하고 있어 환경적인 관점에서도 부적절하다.
김 대표는 (주)중원 창업과 동시에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공법을 개발했다. 시멘트와 슬러지, 기포, 물을 활용한 '경량혼합토 공법'으로, 기존 공법과 비교해 시멘트 함량을 절반 이하로 낮춰 친환경적일 뿐만 아니라 추후에 언제든지 되메우기를 통해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그는 "창업을 준비하기 시작한 2~3년 전부터 싱크홀이 왜 생기는지,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등을 고민한 결과 지난해 말 경량혼합토 공법을 개발해 기술특허를 냈다"며 "당장 투입되는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결과적으로는 경량혼합토를 활용한 공법으로 폐관을 처리하는 것이 지반침하도 예방하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회사 생활과 병행하며 창업을 준비한 것도 모자라 관련 기술 개발로 특허까지 받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터.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바로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예비창업자 창업보증'을 지원받은 것이었다.
김 대표는 "창업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가진 것이라고는 달랑 '기술' 하나 뿐이었지만, 신용보증기금이 사업타당성을 높이 평가해 큰 돈을 지원해 줘 무사히 기술 개발에 전념할 수 있었다"며 "최근에는 관련 장비 제작에도 성공했고, 현재 또 다른 기술을 활용한 특허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일단 창업을 한 뒤 그제서야 각종 지원정책을 알아보는 이들이 대부분인데, 예비창업 단계에서 가능한 지원을 알아보기를 추천하고 싶다"며 "사업이 성공할 수 있을지도 검증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조언했다.
/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