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절·단오절·중추절 유사
복잡한 이야기·금기 많고
조왕신 제사·월병 등 차이
경인일보,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 계양도서관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중국 인문학 강좌 '중국인, 이렇게 산다: 일상과 문화'가 26일부터 시작됐다. 6월 30일까지 매주 목요일 저녁 마련한다.
첫날 강좌는 이날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인천 계양구 계양도서관 지하 계수나무홀에서 열렸다. 중국 인문학 강좌의 첫 번째 주제는 '철 따라 흐르는 중국인들의 삶 이야기 - 중국의 세시풍속'으로 유강하 강원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HK연구교수가 강의했다.
■ 다음은 강연 요지
중국에는 수많은 절기(명절)들이 있다. 춘절(春節), 원소절(元宵節), 청명절(淸明節), 단오절(端午節), 중추절(仲秋節), 중양절(重陽節) 등과 같은 이름을 가진 절기는 우리나라와 비슷하기도 하지만, 다르기도 하다. 중국의 절기는 오래된 만큼이나 풍습과 금기가 많고 온갖 재미있는 이야기, 시(詩)와 노래 등이 숨어있다.
우리 문화의 새해에 해당하는 춘절에는 가장 많고 복잡한 이야기와 금기들이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부엌의 신인 '조왕신'에게 제사하는 풍습이다. 조왕신은 아궁이 앞에서 이야기하는 여인네들의 고단함을 들어줬고, 옥황상제에게 보고했다.
조왕신의 지위와 권세는 다른 신들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조왕신은 사람들의 삶과 밀착한 친근한 신이다. 조왕신은 새해를 맞이하기 일주일 전에 하늘로 올라가는데, 중국인들은 조왕신에게 정성스레 제사를 지내면서 그들이 잘했던 이야기만 옥황상제에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조왕신 옆에는 대련(對聯)을 붙여 그들의 소망을 표현했다. 어떤 사람들은 옥황상제 앞에서 입이 떨어지지 않게 엿을 바치기도 했다.
중국에서도 음력 5월 5일은 단오절이다. 중국인들은 이날 전국(戰國)시대 초나라 정치가이자 시인이었던 굴원(屈原)을 떠올린다. 우국충정의 마음으로 왕과 나라를 섬기고 싶었지만, 살벌한 세력 다툼 속에서 끝내 자신의 삶을 펼치지 못한 굴원은 결국 멱라강에 몸을 던졌다.
이를 안타까워한 백성들은 찹쌀을 댓잎에 싸서 강가에 던졌다. 물고기들이 굴원의 살을 뜯어 먹을까 걱정한 사람들의 마음이었다. 오래전 백성들의 마음은 단오절의 대표적인 음식인 '쫑즈'로 남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중국인들은 우리의 한가위(추석)에 해당하는 중추절에 달처럼 둥글게 생긴 '월병'을 만들어 가족들과 둘러앉아 먹는다. 모든 일이 둥글둥글 원만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우리는 달 표면의 어릿한 그림자를 보며 떡방아 찧는 토끼를 생각하지만, 중국인들은 그림자 속에서 아름다운 선녀의 자태를 봤다. 남편을 지상에 버려두고 홀로 달로 날아간 여인 항아(嫦娥)다. 중국인들은 상상 속에서 항아가 살 아름다운 궁전을 만들었다. 달을 '월궁(月宮)'으로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