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권/중국 인문학 강좌 사진
9일 오후 7시 인천 계양도서관 계수나무홀에서 열린 중국 인문학 강좌 '패션의 나라? 중국!'을 주제로 박성혜 가천대학교 동양어문학과 강사가 강의하고 있다. /인천대 중국학술원 제공

한족 의상과 55개 소수민족
각자 다양성 드러내며 공존
정부, 전세계 전파 적극 지원


경인일보,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 계양도서관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중국 인문학 강좌 '중국인, 이렇게 산다: 일상과 문화'의 세 번째 강좌가 9일 오후 7시 인천 계양구 계양도서관 지하 계수나무홀에서 열렸다. 박성혜 가천대학교 동양어문학과 강사가 '패션의 나라? 중국!'를 주제로 강연했다.

■다음은 강연요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흔히 사용하는 '의식주'라는 단어만 봐도, 한국인들은 옷차림을 예의를 차리는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반면, 중국인들의 패션은 얼핏 세련미가 부족해 보이곤 한다. 중국인들은 '식의주'라는 말을 즐겨 쓴다. 입을 것보다는 먹거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관념이 크다.

그렇다고 중국인들의 '유전자'에는 패션에 대한 욕구나 감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패션에 있어 시공간을 초월한 '중국적 아름다움'은 분명 존재한다.

선진시기(춘추전국시대)부터 한족의 복식은 위아래가 연결돼 몸을 깊이 감싸는 형태인 '심의(深衣)'가 기본적인 스타일이다.

진나라에서 한나라를 지나 위진남북조 시대에 이르면 한족과 이민족 복식의 결합이 본격적으로 발생하는데, 여전히 심의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도교·불교의 영향으로 '둘로 나눠도 될 정도의 넉넉한 소매와 품'이 특징이다.

이 시기에는 중국 남성들도 패션에 관심이 많았다. 수염을 깎고 분칠을 하고, '치극'이라는 굽 높은 신발을 신기도 했다.

가장 파격적이고 개방적인 패션의 시대는 당나라였다. 실크로드를 통해 문화교류가 활발해지고, 비단이 양적·질적으로 발전한 기초 위에 탄생한 당나라 복식은 농염한 색채에 현란한 문양을 특징으로 한다.

특히 여성의 복식은 하늘거리는 긴치마를 겨드랑이까지 바짝 올려 비단 띠를 올려 매고 짧은 상의를 걸치는 스타일로, 중국 복식사상 가장 대담한 형태다.

중국의 전통 복식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것은 마지막 왕조인 청나라의 '치파오(旗袍)'이다. 치파오는 만주족의 '치런'이라는 옷에서 유래했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몸에 꼭 붙는 형태의 치파오는 1920~1930년대 상하이에서 유행하던 디자인이다.

오늘날 중국은 한족의 전통 의상과 티베트족, 위구르족, 조선족 등 55개 소수민족의 전통복식이 각자의 다양성을 드러내며 공존하고 있다.

지금 중국은 과거 한나라와 당나라 때 실크로드의 영광을 다시금 재현한다는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패션문화를 전 세계로 전파하려는 중국 정부의 지원도 탄탄하다. 후이산장(張卉山), 양리(李陽) 등 중국의 세계적으로 유명한 신세대 디자이너들은 중국 전통에 현대화를 녹여내고 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