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들 서로 챙기며 소통
의료팀 처진 단원들 격려
"인천역사·자연체험 기회"
무사 완주 강화도 앞으로
3일 오전 8시께 인천바로알기종주단이 모여 있는 경인교육대학교부속초등학교. 아침 식사를 마친 단원들은 각자 짐을 챙기며 하루를 시작할 준비에 한창이었다. 지난 1일부터 종주에 나선 대원들은 송도 신도시·소래포구·인천대공원·부평역사박물관 등 인천의 곳곳을 걸었다. 이날 코스는 전체 종주 일정 중 가장 힘들다는 계양산 등반이다.
산행에 오르기 전 이동열 종주단장은 단원들에게 "이번 코스는 예년에 비해선 어렵지 않다"고 설명했지만, 정작 팀장들에겐 "산이 가파르고 힘들어서 줄이 늘어지지 않도록 신경 써 달라"고 당부했다.
연일 이어지는 불볕더위와 싸우며 아이들은 힘겹게 산을 올랐다. 하지만 3일 동안 힘든 종주를 함께 이겨낸 학생들은 친구 그 이상으로 변해 있었다.
아이들은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와중에서도 노래를 부르고 이야기를 나누며 고통을 잊었다. 물을 나눠 먹고 서로 부채를 부쳐주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의료팀과 자원봉사 대학생들은 뒤에 처진 학생들을 격려하고 챙겼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번째 종주에 참여한 오장원(수원정보과학고 2) 군은 "지난해 계양산을 오르다가 몸이 너무 좋지 않아 낙오한 것이 아쉬워서 올해는 종주 시작하기 전부터 한 구간도 낙오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하며 이를 악물고 산에 올랐다.
오 군은 "고등학교 올라오면서 특별한 추억이 없었는데 지난해 종주에 참가해보니 재밌고, 새로운 친구를 많이 사귈 수 있어 좋았다"며 "힘들지만, 올해에도 친구들과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고 몸과 마음을 단련하는 기회로 삼고 싶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윤원(인천외고 1) 양은 공부만 하는 고등학교 생활이 지겨워서 종주에 참가했다고 한다.
최 양은 "첫날에는 몸이 너무 힘들어서 괜히 왔다는 생각도 들었고, 집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며 "하지만 평소 알지 못했던 인천의 역사와 자연환경 등을 제대로 알 기회가 됐고, 언니·동생들과도 아주 친해져 알찬 방학을 보내는 것 같다"고 했다.
계양산 등반을 완주한 단원들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다음 코스인 강화도를 향해 발을 내디뎠다. 학생들은 종주 5일 차인 4일부터 강화 외포리·해변도로·마니산·광성보 등을 둘러보고 인천공항과 장봉도를 거쳐 오는 6일 인천시청으로 돌아오게 된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