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란계 농가 계란 매몰작업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으로 살처분한 가금류가 2천만 마리에 육박하는 등 AI 여파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계란 가격이 폭등, 서민경제까지 위협하고 있다. 20일 오후 안성시 일죽면 한 산란계 농가에서 계란 매몰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수거못한 AI 의심 1만여마리
식당서 닭볶음탕·백숙 등 판매
당국 "생닭 만지면 위험" 불구
道는 대책반 구성없이 마침표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의심 닭' 1만여마리가 닭볶음탕·백숙 등으로 시중에 유통·판매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에서 감염된 생닭과 접촉, 인체에 감염돼 사망한 사례가 있어 인체감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0일 도 AI 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대책본부)에 따르면 도는 이날 AI 감염의심을 받고 있는 도축된 생닭이 유통된 수원·고양·용인·평택·이천·파주 등 경기지역 6곳과 대구지역의 업체 8곳을 방문해 제품 수거에 나선 결과 수원·고양·이천지역에서 전체 의심닭 1만3천810마리의 23% 수준인 3천170마리를 수거하는데 그쳤다.

도 대책본부가 지난 18일 'AI 감염 의심 닭'이 유통(경인일보 12월 20일자 1·3면 보도)됐다는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전량 수거에 나섰지만, 나머지 1만640마리의 경우 지난 주말동안 이미 시중에 유통된 이후였다.

대부분 도매상인 유통업체들은 이들 생닭을 지역내 식당으로 공급했고, 식당들은 생닭을 닭볶음탕이나 백숙 등을 만들어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계와 업계는 75℃ 이상 고온 조리했을 경우 인체에 무해하다는 입장이지만, 질병관리본부 측은 생닭을 만졌을 경우 감염 위험이 있다고 밝혀 인체감염에 대한 논란도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지난 2014년부터 최근까지 생닭 또는 생오리와 직접 접촉한 10명이 사망(17명 감염)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조류인플루엔자 인체감염 예방 및 관리지침'에서 AI 발생 시 도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인체감염 대책반'을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도 대책본부는 이미 '상황종료'로 해당 사안에 대해 마침표를 찍은 것으로 확인됐다. 양계장 주인, 방역담당관 등 근거리에서 지속적으로 접촉한 사람들도 감염된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도 대책본부 관계자는 "가금류와 함께 생활하지 않는 한 인체감염은 사실상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며 "지금은 'AI 여파'를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마무리 지어 도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주력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전시언·신지영기자 coo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