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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행복한 교실 만들것"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남은 임기 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할 과제에 대해서 "학생들의 교육환경을 개선할 것"이라며 "노후화된 시설을 현대화하고, 재난위험시설 점검, 내진보강, 석면교체 등 쾌적한 교육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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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6개월의 시간이 '쏜살'과 같았다. 놀랄 만한 변화와 혁신으로 많은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막상 떠나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하니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남은 임기 6개월을 대하는 자세가 더욱 남다르다.

지난 2014년 경기교육을 이끌어 온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경인일보와의 신년인터뷰에서 "그동안은 경기교육의 기틀을 만들고 가야 할 방향을 정하는 데 시간을 썼다면 이제는 방향대로 달릴 일만 남았다"며 "올해는 혁신교육을 확대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미래 교육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고 강조했다.

■ 4차 산업혁명 시대, 경기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이 교육감은 지난 100년 동안의 산업구조가 바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교육의 변화'가 수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의 학교 교육이 하나의 틀 안에 학생들을 가둬 '수능'이라는 시험 합격을 목표로 했다면, 이제는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혁명적인 교육의 방향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영역에서 여태껏 경험하지 못했던 일들이 벌어질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학교 교육이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가 중요 화두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맞춰 경기도교육청은 올해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 준비단(가칭)'을 출범할 예정"이라며 "해당 분야 전문가와 교육자, 교육 수요자인 학생들까지 같이 참여해 학교란 무엇인가, 교육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 등을 논의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곧 가동될 교육 준비단은 ▲학교체제와 교육과정의 재구조화 및 구현 방안 마련 ▲미래 교육 시스템·교육 시설과 환경 설계 ▲교육청·학교·교사의 역할 재구조화 및 학교자치 실현 방안 모색 ▲교원 재교육 강화 등에 나서게 된다.

이 교육감은 "교육 준비단 운영을 통해 미래사회에 적합한 교육문화의 혁신과 유연한 학교체제, 자율적인 교육활동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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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동안 만난 6천381명의 교육가족

취임 후 이 교육감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 추진한 것이 '소통간담회'다. 그는 지난 2016년 일선 학교 교장·교감, 전문직 등 3천136명의 교육가족을 만난 데 이어 지난해도 3천245명과 얼굴을 맞댔다. 학부모 간담회를 통해서는 올해 이미 2천600여명의 학부모를 만났다.

이 교육감은 "처음 2014~2015년에는 자치단체장·국회의원·도의원·시의원 등을 만나는 '지역별현안협의회'를 운영해 현장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때 얻은 것이 바로 지역별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됐고, 최근까지 2년 동안은 학교장 간담회를 통해 학교들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간담회에서 장애인 시설이 부족하다는 점과 미세먼지 대책이 미흡하다는 얘기가 빗발쳤는데, 이는 곧 일선 학교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실내체육관을 건립하는 예산을 반영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현장과의 대화가 정책입안, 예산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다.

역점사업인 '경기꿈의대학'도 대학 측과 수강 학생들의 의견을 토대로 개선할 예정이다.

이 교육감은 "고등학생들이 진로와 적성을 찾을 수 있도록 스스로 대학강좌를 선택해 경험하게 한 것인데, 이 같은 방식의 프로그램은 대학도 처음이고 학생도 처음이어서 1년 간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올해는 대학뿐만 아니라 기업, 연구소, 공공기관 등 최대 40곳의 참여를 이끌어내 최대한 원하는 학생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더 나아가 우수한 강좌는 온라인으로도 만들고 학부모도 참여할 수 있게 해 평생교육차원에서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남은 과제는

그간 수차례 재선 도전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 교육감은 "경기도민의 뜻에 따르겠다. 3월에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답해왔다. 어떤 고민이 그의 결정을 신중하게 하는 것일까.

그는 "현재 경기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여러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이 도민들의 평가와 의견인 만큼 충분히 들어보고 이를 바탕으로 결정하겠다"며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국가교육회의와 교육자치정책협의회가 새로 만들어지는 등 교육계에 엄청난 변화가 생겼다. 앞으로 국가교육의 근간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 것인가의 논의를 본격적으로 하게 될텐데, 변화의 시점에서 특히 이번 선거가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에 신중히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4년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하고 떠난다는 생각이었으나 시간이 지나고 보니 학생들을 봤을 때 교육은 연속성과 지속성도 있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책임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또 대통령이나 도지사 선거는 정당의 고민을 근거로 하지만 교육감 선거는 개인이 모든 것을 책임지는 상황에서 비용도 막대하고 인력도 많이 투입돼, 아무리 유능해도 도민들의 충분한 지지와 성원을 받기가 쉽지 않다. 경기교육의 규모 역시 워낙 크고, 관심사도 지역에 따라 다 다르기 때문에 결단을 내리기 상당히 어렵다"고 토로했다.

남은 6개월의 임기 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할 과제에 대해서는 "무엇보다 학생들의 교육환경을 개선할 것"이라며 "노후화된 시설을 현대화하고, 재난위험시설 점검, 내진보강, 석면교체, 화장실 개선, 분필칠판 교체 등 쾌적한 교육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혁신학교와 경기꿈의대학 확대, 고교학점제의 안정적인 정착, 자유학년제 질적 개선, 학습공동체 활성화 등 '학생이 행복한 교육'을 위한 과제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대담/김환기 사회부장·정리/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