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검사항, 현장 동떨어진것 많아
그 시간에 선수 돌보는게 현실적"
지도자들 도교육청 탁상행정 분통
'메달집계 폐지'에도 불만 드러내
"스포츠맨십이요? 도교육청에서 원하는 건 아이들의 감시입니다."
29일 제47회 전국소년체육대회가 열리고 있는 충북 충주시에서 만난 지도자 A씨는 경기도교육청의 탁상행정에 분통을 터트렸다.
학생들의 안전을 확인하는 건 좋지만 학생들을 지도해야 할 시간에 매일 아침시간과 저녁시간에 보고서를 써야 했기 때문이다.
지도자들은 소년체전 기간동안 매일 경기장과 숙소 도착시에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고, 숙소 도착 후에는 숙소 안전점검 보고서도 작성해 제출했다.
한편으로는 당연한거 아니겠냐고 할 수 있지만 A씨는 도교육청에 보고서를 보낸 후 SNS 단체방에 보고서를 보냈다는 회신도 해야 하고, 지역교육지원청, 학교에도 똑같은 내용을 보고 했다.
A씨는 "보고서를 쓰는 시간에 차라리 훈련이나 시합을 마친 선수들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거나 물리치료를 받게 해주는게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누구를 위한 안점점검인지 모르겠다. 점검 사항 중에는 현장과 동떨어진 것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지도자들은 도교육청이 이달 초 교육적인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메달 집계를 폐지한 점도 불만이다.
과도한 경쟁은 막아야 하지만 경쟁을 통해 사회성과 배려를 배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교육적인 효과를 생각한다면 경기가 끝난 선수들을 바로 철수시키기보다는 교과과정과 연계해 문화시설을 방문해 체험학습을 할 수 있게 예산을 확보해 줬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도자 B씨는 "경쟁을 하지 않을거면 대회는 참가하는데만 의미가 있는거냐. 최선을 다하는 것도 배워야 하는데 경쟁을 하면 안되기 때문에 입상을 해야 한다고 말해서도 안된다는 거다"며 "선의의 경쟁, 그리고 경기가 끝난 후 승부를 떠나 서로를 배려하는 것을 배울 수 있는 이런 교육적인 차원은 아는 건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가맹경기단체 관계자 C씨도 "지난해에 예산을 확보해 체험학습과 연계해서 운영하겠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소년체전을 앞두고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준비하라는 지시가 없었다"며 "도교육청에서는 경기가 끝난 선수들은 빨리 올라가 학교에 나가기를 바라는 입장이었다"고 주장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좋은 방향이 무엇인지 논의를 거쳐 방안을 찾아 진행하겠다. 전국체육대회부터 교과과정과 연계해서 운영될 수 있도록 교육지원청, 해당 학교장과 심도있는 논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충주/김종화기자 jhkim@kyeongin.com
가르쳐야 할 시간에 보고서 제출… "경기도교육청이 원하는건 아이들 감시"
입력 2018-05-29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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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3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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