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수인 교사에 밀려 사실상 '뒷전'
학교현장 '약자'의 고충해소 초점
문열린 자세… 비조합원과도 소통
"오로지 조합원만 바라보고 가겠습니다."
이달부터 3년 동안 인천시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을 이끌게 된 오국현(50) 인천시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 제7대 위원장은 "조합원이 원하는 곳에는 가장 먼저 달려가고, 또 가장 마지막까지 있을 것이며, 그곳에서 얻어지는 성과가 있다면 골고루 나누겠다"고 취임 포부를 밝혔다.
오국현 신임 위원장은 1997년 북인천여자중학교 행정실에 교육행정직 9급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하위 직급으로 첫 발령 받았던 그 당시에는 부당함이 있어도 아무도 말을 들어주지 않았고 그것을 전달할 창구도 없었다.
용기 있게 나서주는 선배도 찾기 힘들던 시절이었다. 교사들이 다수인 학교 현장에서 행정직은 언제나 소수에 약자였고 민주적인 절차가 생략되거나 무시된 학교 관리자의 의사 결정에 반박하기 힘든 문화였다.
오 위원장은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기 1년 전인 2004년 노조 설립준비위원회 활동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노조 활동'을 해왔다.
그는 "'내 이야기를 하겠다'는 아주 단순한 의도로 시작했다"면서 "예전과는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다수인 교사에 비하면 교사를 제외한 다른 노동자들은 여전히 소수"라고 말했다.
인천의 교사가 2만7천여명이라면 일반 행정직은 3천여명에 불과해 10분의 1 수준이다.
오 위원장은 교사들이 다수인 학교 현장에서 소수인 행정직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자신의 임기 3년을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자신들의 근로조건 완화를 위해 학교 현장의 타 직종 누군가에게 떠넘기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것이 다수 조합원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조합원이든 비조합원이든 조합에 용기를 내서 부당함을 이야기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꺼내 놓고 나면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시작되는데, 그냥 혼자 끙끙 앓고 말아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오 위원장은 "노조를 찾아와 이야기하는 것은 '인사고충상담'이지만, 그냥 술자리에서 주변 사람에게 이야기하고 그친다면 '불평·불만'으로 끝나게 된다"며 "들을 준비가 된 노동조합을 찾아와 용기를 내고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