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대비 조류충돌 2배상승
이상기온탓 여름철 사고 '집중'
전담요원·드론 활용 방안 불구
관련법률 개정 안돼 대책 절실


지난해 인천공항에서 발생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가 2017년보다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인적 피해는 없었지만,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2018년 조류 충돌은 총 20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7년 8건이 발생했던 걸 감안하면, 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특히 지난해 8~9월 11건이 발생하는 등 여름철에 집중됐다.

항공사별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서 각각 9건 발생해 전체의 90%를 차지했다. 이들 항공사에서 운항하는 여객기 수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류가 항공기와 부딪히는 현상을 일컫는 '조류 충돌'은 주로 공항 인근에서 발생한다. 일정 높이 이상 올라가면 조류가 없지만, 항공기 이착륙 때는 운항 고도가 낮아 공항 주변에 서식하는 새와 부딪힐 수 있기 때문이다.

시속 370㎞로 운항 중인 항공기에 900g의 조류 한 마리가 충돌할 경우 항공기가 받는 순간 충격은 4.8t에 이른다.

조류가 항공기 엔진에 빨려 들어가 사고를 초래하기도 한다. 2016년에는 김포에서 제주도로 가기 위해 이륙하던 항공기 엔진에 새가 빨려 들어가 회항하기도 했다.

이러한 위험성 때문에 인천공항에서는 전문 훈련을 받고 수렵 면허증을 갖춘 조류 퇴치 전담요원 3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조류 퇴치를 위해 드론을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선 관련 법률이 개정돼야 해 아직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공항 인근 지역은 '관제권'으로, 드론 비행이 금지돼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인천공항에서 조류 충돌이 많이 발생한 이유로 여름철 폭염을 지목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폭염 등 이상 기온에 따라 곤충 등 조류의 먹이가 늘어나면서 조류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