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안)'을 발표한 서울시는 9호선 4단계 추가 연장노선인 '샘터공원~고덕강일 1지구(신강일역)' 구간을 광역철도망에 포함하는 조건부로 반영해 하남 미사강변도시까지 연결 가능성을 남겨두게 됐다. 서울시의 발표 이후 미사강변도시 대로변에는 '9호선 4단계 추가 연장노선이 서울시 도시철도망에 포함됐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정치인들의 이름과 함께 이곳저곳에 걸려 있다. 조건부로 반영된 것이 정말 환영할 만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의문이다. 연결 가능성은 말 그대로 가능성일 뿐이다.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는 데다 조건이 달성되지 않으면 한 발짝도 진행되지 못한다. 국토교통부가 9호선 4단계 추가 연장노선을 광역철도에 포함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미 서울연구원의 연구용역결과조차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KDI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는 것은 광역철도에 포함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워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예타 면제사업으로 지정되지 않는 한 예타 통과는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야말로 안 될 것을 알면서도 될 것 같다는 희망을 줘서 상대를 고통스럽게 하는 희망고문이다.
반대로 정치인들에게는 최상의 결과다.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조건부이지만, 강일동과 하남 미사강변도시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들어 준 셈이 됐다. 또 강동갑과 하남을 지역구로 둔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이현재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은 9호선 4단계 추가 연장노선 백지화를 막아냈다는 역할론을 강조할 수 있다. 서울시 정무수석비서관을 역임해 박원순 서울시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하남지역위원장도 자칫 9호선 4단계 추가 연장노선 백지화로 인한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있게 됐다.
환영 현수막을 걸기 전에 지난 3년 동안 하남지역 정치인들은 뭘 했는지 밝혀야 할 것이다. 지난 2016년 '고덕강일 1지구(신강일역)~미사' 1.4㎞ 구간이 국가 광역철도망에 포함될 당시 '서울시 도시철도망구축계획에 따른 서울 9호선 고덕~강일'과 연계하여 강일~미사 광역철도를 추진토록 조건이 붙었지만, 그동안 지역 정치인들은 뭘 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