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일상화 실내스포츠 대세
닌텐도·VR 운동콘텐츠 속속 개발
스크린스포츠 10년새 50배 증가세
급변 속에 스포츠 본질 간과말아야
전통성에 전 연령층 소비 충족을


수요광장 유승민10
유승민 IOC 선수위원
요즘 대한민국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바로 미세먼지이다. 마스크 착용은 일상화가 되었으며 공기청정기는 가정과 학교, 회사에 필수품으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스포츠 환경도 점점 트렌드가 바뀌어 가고 있다. 이전에는 실외스포츠를 선호했다면 현재는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감 없이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스포츠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결과적으로 탁구, 배드민턴, 수영과 같은 전통적인 실내스포츠들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미세먼지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건강하게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다양한 마케팅을 하고 있으며 매출에서 그 뚜렷한 성과를 볼 수 있다. 예시로 수영업계의 경우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수영장 운영업의 매출액은 2012년 132억원에서 2016년 236억원으로 약 2배가 상승하였다.

이외에도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더욱 다양한 형태의 운동 콘텐츠들 또한 속속히 개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닌텐도 Wii를 활용한 운동, VR을 활용한 승마, 야구 등의 콘텐츠들이 있다. 지난 3월 개최된 서울국제스포츠레저사업전(SPOEX)에서는 실내운동 기구들은 물론 화려하고 재미있는 모양새를 보이는 새로운 기구들과 운동 콘텐츠들이 전시되었다.

야구, 축구 같은 대표적인 실외 스포츠도 이제는 스크린 야구나 풋살 같이 규모는 작지만 실내에서 할 수 있는 모양새로 다변화하고 있다. 업계 조사에 따르면 골프, 낚시, 사격, 배드민턴, 컬링, 등 다양한 스포츠로 이루어진 스크린 스포츠의 총 규모는 2007년 1천억원에서 2017년 5조원의 시장규모로 10년 이내에 약 50배가 증가하였다고 한다.

미세먼지와 최근의 기후 환경과 같은 외부 요인에 따라 스포츠 산업 기업들이 발 빠른 대처를 하고 있고,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한눈에 보기에도 큰 변화가 스포츠 산업계를 흔들고 있다.

환경에 따른 대안을 내놓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변화이다. 다만 이렇게 급격하게 이루어지는 변화 속에서 우리가 한 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스포츠의 본질은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스포츠는 단순히 신체를 단련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다. 더 나아가 개인의 정신적 발달과 사회적 측면을 형성시키고 공동체적인 활동을 통해 사회를 존속 및 발전시키는 것에 그 의의가 있다.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줄다리기, 계주 등 여러 사람이 참여하는 체육활동을 통해 사회의 적응력을 기르며 협동심과 공동체의식을 기른다.

역사와 전통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에도 체육은 그 의미가 깊다. 대표적인 예를 들어 세계인들의 축제인 올림픽이 있다. 기원전 776년 펠레폰네소스 반도의 올림피아에서 처음 개최되었다는 이 이벤트는 진행되는 동안 전쟁이 중단, 휴전이 되어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목적으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깊은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올림픽은 현재까지도 화합과 평화를 추구하며 그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역사와 전통으로 자리매김한 기존 스포츠의 의의는 현재 막 발전되고 있는 신생 스포츠들은 쉽게 다다를 수 없는 영역이다.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기존의 체육을 여러 방식으로 접목시켜 보다 재미있고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또한 좋은 현상이다. 다만 우리는 스포츠의 본질에 중심을 두고 그 역사와 전통성, 의의를 가슴에 새길 필요가 있다.

급격하게 다변화하는 스포츠 산업계에서 하루빨리 모든 연령층의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의 전통성과 소비자들의 수요를 모두 충족시키는 콘텐츠들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생의 필수항목으로서 스포츠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건강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콘텐츠로 자리를 잡아야 할 것이다.

/유승민 IOC 선수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