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규모 초등학교 공동학구제 '반향'
최초 개설 '몽실학교' 민간주도 표본
"교사 소신있는 교육 풍토 마련되길"
북녘땅을 코앞에 둔 접경지이자, 급격히 성장하는 도농복합도시 만의 특색 있는 교육모델을 끊임없이 고민하던 김정덕(59) 김포교육지원청 교육장이 다음 달 김포 장기초등학교 교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경기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장 때부터 치면 4년 6개월 만의 일선 학교 복귀다.
김 교육장은 혁신교육지구 사업의 하나로 최근 김포지역 청소년들을 이끌고 중국 임시정부 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찾았다. 요즘은 탐방을 마친 아이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을 심어주느라 분주하다.
평화와 통일을 생각하는 김포형 혁신교육의 기틀을 다진 그는 "학교에 돌아가려니 설렌다"며 "아이들이 4차산업혁명 시대의 주역으로 자라도록 열정을 쏟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취임한 직후 김포는 신도시 과밀학급 및 김포중·김포여중 기피현상 등 학생배치 불균형 문제가 시급한 현안이었다.
김 교육장은 먼저 소규모 초등학교 공동학구제를 단행했다. 도시 학생들이 농촌지역 공동학구 8개교로 전·입학할 길을 연 것이다.
'빛깔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8개교에 지난해 109명, 올해 231명이 등록하는 등 학부모들 사이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학교용지 확보가 쉽지 않은 신도시에는 초중 병설학교라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는 김 교육장이 떠나더라도 계속해서 추진될 정책으로, 성사되면 신도시 과밀학급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육장은 김상곤 전 교육감 시절부터 이어진 혁신교육의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을 잘 알고 있다. 너무 확대하다 보니 취지가 퇴색됐다는 데 대해 그는 "궁극적으로 모든 학교가 혁신공감학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지원청 단위에서 최초로 문을 연 김포몽실학교도 김 교육장의 중요한 업적이다. 학부모 동아리 및 재능기부와 연계한 덕분에 지난해 개교 이래 3천200여명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민간 주도 마을학교'의 본보기로 자리매김했다.
임기 중 교육공무원·교사·학부모·학생 간 실천 가능한 약속을 합의한 '생활협약'은 작지만 의미 있는 시도였다.
김 교육장은 "학교문제를 내 자녀의 위치에서만, 법적으로만 해결하려는 분위기가 늘고 있다"며 "교육의 본질은 교육과정에 있기 때문에 교사가 소신껏 교단에 설 수 있는 풍토가 마련되길 바란다"는 철학을 남겼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