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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 손님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장대호(38)가 지난 8월 21일 오후 경기 고양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제1형사부(전국진 부장판사)는 5일 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은닉 혐의로 구속 기소된 '한강 몸통시신사건의 주범 장대호(38)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날 고양지원 501호 법정에서 선고 공판을 열고 "피해자와 사법부까지 조롱하는 듯한 태도는 피고인을 우리 사회로부터 영구적으로 격리하는 것만이 죄책에 합당한 처벌이라고 생각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재판부는 장대호에 대해 "살인을 가벼운 분풀이 수단으로 삼았다는 점과 실로 어처구니가 없는 범행 동기와 극도의 오만함, 치밀한 계획으로 보여지는 확고한 살인의 고의성 및 끔찍하고 잔인한 범행 내용으로 피해자 앞에서는 싸우지도 못했으면서 피해자가 잠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공격하는 비겁하고 교활한 수법 등의 특징을 일일이 나열하며 "이루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극악하다"고 설명했다.

그가 자수했으므로 감형해야 한다는 변호인의 주장에 대해서는 "범행 경위와 범행 이후 피고인의 태도와 언행, 자수 동기에 관한 진술 등에 비춰 감경할 만한 자수라고 평가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번 판결을 내리면서 1997년 이후 사형 집행이 이뤄지지 않아 이미 국제사면위원회에서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된 우리나라의 사법 현실을 언급하며, 장대호에 대한 가석방이 결코 허용될 수 없다는 의견을 따로 명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최소한의 후회나 죄책감도 없이 이미 인간으로서 존중받을 한계를 벗어나 추후 그 어떤 진심 어린 참회가 있더라도 영원히 용서받을 수 없다"며 "무기징역형이 피고인의 숨이 멎는 날까지 철저하게 집행되는 것만이 죗값을 뉘우치게 하고, 피해자의 원혼을 조금이라도 달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장대호는 지난 8월 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자신이 일하던 모텔에서 투숙객(32)을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흉기로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양/김환기기자 k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