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A 시설 학부모들 강력 반발
설명회 무시·불확실 정보로 일관
취소요청후 합의시도도 불발그쳐
총회결론엔 "원장 단독행동" 왜곡

경기도교육청이 추진 중인 건물매입형 유치원 중 일부 유치원이 매매를 취소하겠다고 나선 가운데(11월 8일자 7면보도) 수개월이 지나도록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매입정책을 추진한 교육청에 화가 난 학부모들의 반대가 이번 사태의 주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해당 유치원의 학부모들은 교육청이 언론 등에 이번 사태가 '원장의 단독행동'처럼 해명한 것에 분노하면서 더 이상 교육청을 신뢰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지난 5월 1차 매입형 유치원에 선정된 용인 A 유치원은 지난달 30일, 용인교육지원청에 선정 취소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원장이 (교육청과 상의 없이) 단독으로 학부모 대상 공립 전환 찬반투표를 벌였다"며 "학부모들을 설득하기 위해 원장에게 학부모와의 만남을 요청했지만 가로막혀 있다. 이른 시일 내에 만나 설득하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A 유치원 학부모들은 이와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어 논란이 거세다.

지난 9월부터 교육청에 학부모 설명회를 수차례 요청했지만 묵살됐고, 취소요청 공문을 보낸 이후에도 교육청과 수차례 만나 합의점을 찾으려 노력했지만 성과가 없었다는 것.

학부모들에 따르면 유치원 운영위원회는 지난달 11일에 '학부모 총회'를 열기로 하고 교육지원청에 직접 공립유치원 전환 방안을 설명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운영위원회의 한 학부모는 "우리가 무조건 반대한 것이 아니다.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이 하루아침에 바뀐다는데 아무도 내용을 몰랐다. '교사 해고' '통학차량 불가' 등 뉴스로만 알고 있었다. 최소한 어느 시점엔 설명을 하겠다는 말이라도 해야 할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뒤늦게 지난달 24일, 도교육청 주재로 용인지역 5개 매입형유치원 통합설명회가 열렸지만 실망만 커졌다는 게 학부모들의 입장이다.

A 유치원 학부모는 "뭘 물어봐도 '일시적' '제한적' '협의해보겠다'는 말 밖에 안하더라. 통학버스도 한시적으로 2년만 지원하고, 방학엔 통학차량과 급식이 지원 안될 수도 있다고 했다. 뭐 하나 정확한 것이 없어 그 날 학부모들의 분노가 굉장히 컸다"고 말했다.

결국 학부모들은 총회에서 결정한 대로 설명회 다음날인 25일, 공립 전환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묻는 학부모 설문을 배포했고 30일 '반대 70%'를 근거로 교육청에 취소 요청을 했다.

학부모들은 "취소 공문을 보낸 이후 학부모들과 원장이 함께 교육지원청 교육장을 비롯해 장학사 등을 수차례 만나 회의를 했지만 달라지는 게 없었다"며 "이미 학부모들의 마음은 돌아섰고, 취소 요청을 번복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