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영_An opaque body
정윤영 作 'An opaque body'. /작가 제공

정윤영 작가의 다섯 번째 개인전 '겹의 언어_Palimpsest(원래의 글 일부 또는 전체를 지우고 다시 쓴 고대 문서를 지칭)'전이 오는 6~15일 인천대학교 아트 스페이스 인 (ART SPACE IN)에서 개최된다.

인천대학교의 2020년 신진 작가 전시 지원 프로그램으로 기획된 전시에서 정 작가는 동양적 전통 재료에 기반을 둔 레이어드(layered) 방식과 가상 이미지의 일부분을 편집하는 과정을 교차시켜 추상 회화와 공학적 알고리즘의 만남을 보여주는 평면 회화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지난해 8월 서울 갤러리 도스에서 열린 개인전 '겹의 언어'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업들을 새롭게 재구성해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다.

정 작가는 '지우는 것, 덜어내는 것'에 역점을 두고 전시 출품작들을 준비했다. 개인사와 관련한 아픔을 직접 와닿는 대로 다룬 이전의 작업과는 조금 다른 접근이다.

작가는 "지난 전시에서 보여준 작품들을 돌이켜보니, 제 안의 에너지를 여과 없이 담아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절제된 조형적 실험과 함께 그림 안에 들어있는 여러 이미지나 형상들을 단순화시키는 데에 집중했다"면서 "지난 전시에서 전시한 작품의 미세한 일부분을 포착해 재조합하는 편집의 과정을 바탕으로 작업을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긴장과 충돌, 이완 같은 조형적 균형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고 설명했다.

'중첩'은 이번 전시 작품들의 핵심이다. 과거의 작업과 현재의 작업 사이의 중첩, 순수 미술과 공학적 알고리즘 사이의 중첩, 시간이나 공간이 겹쳐진다.

작가의 개인적인 기억의 과정을 보여주는 '겹의 화면'은 작가의 선별적인 선택을 통해 미학적으로 승화됐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