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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사회부 차장
입사 이래 처음으로 편집국에 기획취재팀이 꾸려졌다.

빡빡한 기자 인력 구조 안에서 기획취재팀이 구성된 건, 갈수록 치열해지는 언론의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경인일보 편집국 안에 팽배했기 때문이다. 또 넘쳐나는 기사의 홍수 속에 경인지역 독자들이 읽을만한 '뉴스거리'가 부재하다는 절박감도 기저에 작용했다.

일간지 기자로 10년을 일하며 경인일보를 보는 독자에게 늘 미안했다. 지면에 담은 나의 기사에 대해 나는 만족감을 느낀 적이 없었다.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데 다 전할 수 없는 지면의 아쉬움이 서러웠고, 늘 혼자 고군분투해야 하는 구조에도 지쳤다.

무엇보다 기사를 취재하고 작성할 때마다 넓게 바라보고 깊게 사고하며 정확하게 판단할 여유가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기자도 만족하지 못한 기사를 독자라고 만족할까.' 매일 기사를 송고하고 나면 이미 손을 떠난 기사를 보고 또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

기자 개인의 부족함이 이유일 수도 있지만, 지나친 경쟁에 내몰려 '자극', '선정'만 남은 대한민국 언론환경도 무시 못할 원인이다. 수많은 기자들이 시간에 허덕이며 쏟아지는 이슈를 처리하기에 급급하고 기사 안에 깊이와 의미를 부여할 만큼 정신적 여유를 갖지 못한 것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런 현실 속에서 영광(?)스럽게도 10년 만에 깊이 있게 취재하고 고민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부여받았다.

그리고 한 달여에 걸쳐 '통큰기사 1월호'의 주제인 판교에 깊숙이 들어갔다. 판교 직장인들과 함께 출퇴근 버스를 오르내리며 들은 이야기, 판교의 과거를 찾아 임창열,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를 만나 들은 판교 개발의 뒷이야기, 이제 막 날개를 단 스타트업들이 전하는 가슴 벅찬 도전기에 감동 받으며 한 달이 금세 지나갔다.

그렇게 '판교 리얼리티'가 완성됐다. 우리가 전하는 새해 첫 선물이 독자에게 잘 전달되길 바란다.

/공지영 사회부 차장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