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의 학자, 1918년 인천지도 들고 탐색
청·일 조계지 등 당시 애환어린 삶 살펴
2018년 모습 오가며 다양한 시각서 기록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은 문화의길Ⅱ 총서 특별판인 '인천, 100년의 시간을 걷다'(북멘토 刊. 308쪽. 1만7천원)를 최근 내놓았다.
인천대학교 지역인문정보융합연구소에서 활동하는 건축학(이연경), 국문학(문순희), 역사학(박진한)을 전공한 세 명의 학자는 100년 전 지도를 들고 현재의 거리를 걷는 여정에 나섰다.
이들은 1918년의 '인천' 지도를 들고 2018년에 경인선 전철 인천역에서 도원역까지 인천의 구석구석을 탐색했다.
탐색 장소는 모두 118군데다. 청국조계(租界)와 일본조계, 각국공원이 있던 북성동·선린동·송학동을 비롯해 조선인의 일상이 새겨진 신포동·내동·답동 등지를 찬찬히 돌아봤다.
이와 함께 일본인 묘지에서 조계 외곽의 신시가지로 탈바꿈한 신흥동·율목동·사동, 유흥과 휴양의 명소로 부상한 월미도, 조선인 노동자들의 애환어린 삶이 남은 북성동·송현동 등지도 살폈다.
지금은 멸실됐으나 중요한 의미를 품고 있는 장소도 다수 포함됐다.
1918년과 2018년을 오가며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본 인천의 근대 풍경을 생생히 기록했으며, 이를 통해 부산이나 군산 등 다른 개항도시와는 차별화된 인천만의 특징을 지도와 함께 다양한 사진자료로 구성했다.
인천은 아사히 양조장(2012년 철거), 애경사(2017년), 신일철공소(2019년) 등 근대 문화유산이 사라진 경험이 있다.
최근에는 신흥동 문화주택 역시 소리소문없이 사라졌으며 책에서 언급한 미쓰비시 줄사택 역시 철거를 눈앞에 뒀다.
저자들은 근대 문화유산을 활용한 관광자원을 발굴, 생산하자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지켜져야 할 유산들이 개발 이익과 일제 잔재 청산이라는 미명아래 사라져 가는 상황을 저자들은 안타까워한다.
사라지는 유산들의 흔적이라도 빨리 기록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된 이번 총서에는 정확한 사료에 근거해 100년 전 주민들의 삶이 어린 공간들이 기록됐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