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염병 점검의 중요성 각인 고민 중
동료 알려준 '1일1깡' 뮤비 바로 실행
유튜브 공개 다음 날… 아이들 '환호'
인천의 한 현직 교사가 가수 비의 '깡' 뮤직비디오에서 착안해 학생들에게 코로나19 자가진단을 독려하는 동영상을 직접 제작, 유튜브에 공개해 눈길을 끈다. 이 뮤직비디오는 2만5천여회의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북인천여자중학교에 근무하는 김두한(29) 교사는 "학생들은 등교 전 매일 아침 코로나19 의심증상을 점검하는 온라인 자가진단을 해야 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학생들의 참여율이 낮아 고민이 컸다"면서 "학생에게 자가진단의 중요성을 재미있는 방법으로 각인시켜주려고 무리수를 뒀다"고 했다.
김두한 교사는 '즐거움'을 학생들의 학교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꼽는다.
김 교사가 '1일1자가진단' 홍보영상을 만들려고 고민하던 때까지 그는 가수 비의 '깡'이라는 뮤직비디오가 최근 들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그러던 중 동료 교사가 '1일1깡'이라는 문화를 알려줬다. 그는 뮤직비디오를 보자마자 "바로 이거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바로 실행에 옮겼다. 동료 체육교사인 정현아 교사가 촬영 내내 고생했고, 편집은 그가 도맡아 했다. 춤 연습에 2시간, 촬영에 5시간, 편집에 10시간 정도 걸렸다. 촬영 다음날인 지난 3일 새벽 4시에 '업로드'를 마치는 등 그야말로 속전속결로 마무리됐다.
반응은 뜨거웠다. 복도에서 선생님을 마주친 학생들은 "자가진단 춤을 춰달라"고 난리였고, "선생님에게 이런 면이 있는지 몰랐다"며 놀라는 동료 교사들도 많았다. 8년차 교사인 그는 학교에서 내성적인 교사로 통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오랜 친구들의 반응은 또 달랐다. "너 아직도 그러고 사냐", "제 버릇 남 못 준다"는 반응이 많았다. 김 교사는 지금 학교에서의 모습과 달리, 끼가 넘치는 성격이라고 했다. 중·고교 학창시절에는 댄스 동아리 활동에 열심히 참여했고, 학교 축제 때면 빠짐없이 무대에 섰다.
그는 "학창시절 아무 이유 없이 학교 복도에서 춤을 추는 까불기 좋아하는 학생이었다"면서 "대학에 가서도 춤을 계속 췄고, '레이니즘'을 포함해 어지간한 가수 비의 춤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두한 교사는 "꼭 코로나19 때문이 아니어도 학생들이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하고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코로나19 확산이 멈춰도 자신의 건강을 챙기는 습관을 들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