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정부署, 외미마을옆 제방도로
주민동의등 거쳐 차량진입 막아
市도 꽃·나무 식재 휴식공간 조성
의정부경찰서가 전국 최초로 호원동 여성 안심 귀갓길을 차 없는 거리로 조성했다.
그러자 의정부시의 환경개선 노력까지 더해지면서 음침했던 우범 지역이 '걷기 좋은 길'로 탈바꿈해 주민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고 있다.
11일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회룡역 지하철 1번 출구에서 호원2동으로 이어지는 외미마을 옆 제방도로(약 360m)는 한때 아무도 지나고 싶지 않아 하는 으슥한 곳이었다. 인도와 차도가 섞여 있어 언제나 교통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고, 재개발 사업이 중단된 후 슬럼화가 심각해 곳곳에 폐가가 산재한 상황이었다.
의정부경찰서는 올해 초 이곳을 여성 안심 귀갓길로 지정하고 범죄 예방 활동을 시작했다. 여성 안심 귀갓길은 조도가 낮고 범죄 발생 가능성이 있는 곳을 경찰이 선정해 지속 관리하는 곳을 말한다.
그러나 여성 안심 귀갓길 지정과 순찰 강화만으로는 주민들의 걱정이 사그라지지 않았고, 경찰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지역의 양방향 차량 통행을 통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역 공동체 치안 협의체 안건 상정 논의, 교통안전시설 심의, 주민 동의 등 쉽지 않은 절차를 거쳤다.
경찰이 길 양쪽의 신호체계를 정비하고 차량 진입을 막자, 시는 이 일대에 꽃과 나무를 심고 휴식공간을 조성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그러자 그동안 멀리 돌아서 다녔던 주민들이 점점 통행하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범죄 발생 우려도 사라졌다. 이제 외미마을 옆 제방도로는 밤마다 주민들이 산책하고 운동하는 곳으로 바뀌었다.
경찰은 주민들이 차 없는 여성 안심 귀갓길을 계속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정영수 의정부경찰서 생활안전계장은 "이번 여성 안심 귀갓길 조성은 지자체와 주민, 경찰이 함께 해결책을 찾고, 같이 노력한 결과"라며 "추진 중 일부 어려움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주민들이 만족하는 치안 환경이 조성돼 실무자로서 매우 뿌듯하다"고 말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