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시즌 K리그에서 수원 삼성과 수원FC가 맞붙었다. 이른바 '수원 더비'다. 서울FC와의 '슈퍼 매치'에 구름 관중이 몰리는 전통의 명가 수원 삼성과 새내기 수원FC 더비는 일방적일 것이란 예상을 깨고 매 경기 치열했다. 수원 FC는 전반기 1-2, 0-1로 연패했으나 후반기 첫 경기에서 5-4로 첫 승을 거뒀다. 비록 마지막 경기를 2-3으로 내줬으나 4게임 모두 1점 차 박빙이었다. 전력차이를 비웃는 라이벌전의 묘미다.
프로축구단 수원FC가 2021시즌 K리그에서 팬들과 다시 만난다. 수원FC는 지난 2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경남FC와의 K리그2 플레이오프에서 1대1로 비겼다. 무승부일 경우 정규리그 우선 순위팀에게 어드밴티지를 주는 리그 규정에 따라 수원FC가 극적으로 승격했다.
후반 인저리 타임에 극장 골이 터지는 드라마 장면이 연출됐다. 수원은 전반 27분 상대 수비수 최준의 오른발슛이 굴절되면서 선제골을 허용했다. 파상 공세가 번번이 막히고 오히려 수차례 결정적 위기를 넘긴 수원은 후반 시간이 다 지나고도 만회 골을 넣지 못해 패색이 짙었다. 주심이 시계를 보는 순간 상대 진영에서 크로스 볼을 다투던 수원의 정선호 선수가 넘어졌고, VAR 판독 결과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올 시즌 리그 득점왕 안병준이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오른쪽 골네트를 갈랐다. 5년 만에 1부리그로 승격하는 순간이었다.
수원FC는 2003년 수원시 소속 실업팀으로 창단한 수원시청축구단이 전신(前身)이다. 2008년 재단법인으로 재출범해 2012년 프로로 전환했다. 2015년 플레이오프에서 부산 아이파크를 꺾고 1부리그인 K리그 클래식 승격에 성공했다. 2016년 10승 9무 19패로 리그 최하위로 밀리면서 다시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되는 아픔을 겪었다.
팬들은 벌써 2021시즌 삼성 블루윙즈와 수원FC가 맞서게 될 '수원 더비' 장면을 그려본다. 영국 맨체스터시의 맨유와 맨시티 더비와 같은 명물 라이벌전을 기대하는 거다. 김도균 감독의 지휘 아래 강팀으로 도약한 수원의 전력은 1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란 평가다. 팬들도 '5년 전과는 다를 것'이라고 벼른다. K리그의 명품'슈퍼 매치'에 '수원 더비'까지. 수원 축구의 '르네상스'를 알리는 신호탄이 쏘아졌다.
/홍정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