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마을 외국인 급증
13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연수동 '함박마을'이 북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천연구원은 이날 연수구 신·구도심의 외국인 인구 급증사례가 전국에서 보기 드문 현상으로 분석하고 다른 지역을 앞서가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2021.1.1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16~2018년 증가율 22.9% '최고'
연수동 96.9%·송도동 45.6% 압도
지역마다 국적·체류 목적 등 다양

전국에서도 유사사례 찾기 어려워


인천 연수구가 최근 몇 년 사이 전국 최고 수준의 외국인 주민 증가율을 보이면서 인천지역이 지향해온 '국제도시 정책'이 실험대에 올랐다.

인천의 대표적 신도시인 '송도국제도시'와 구도심인 연수동 '함박마을'에서 외국인 주민이 많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는데 하나의 도시에 속한 신·구도심 양쪽에서 외국인 인구가 급증하는 사례는 전국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다른 지역을 앞서가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란 진단이 나온다. → 그래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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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연구원 연구진이 13일 발간한 '연수구 외국인주민 지원정책 개선을 위한 기초연구 보고서'를 보면, 2016~2018년 연수구 외국인 주민 증가율은 22.9%로 인천 10개 군·구 가운데 가장 높다. 이 기간 인천지역 평균 외국인 증가율은 9.0%다.

외국인 주민 인구 수로만 따지면 2018년 기준 연수구는 1만7천289명으로 인천 10개 군·구 중 4번째를 차지한다.

하지만 외국인 주민이 가장 많은 부평구(2만5천415명)는 전년보다 증가율이 감소했고, 그 뒤를 잇는 남동구(2만1천179명)와 서구(2만1천121명)는 최근 3년 동안의 증가율이 각각 4.9%와 4.3%에 머물러 있다. 인천에서 연수구만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강하고, 앞으로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연수구의 가파른 외국인 주민 증가율은 연수동과 송도동이 견인했다. 최근 몇 년 사이 함박마을을 중심으로 새로운 '고려인타운'이 형성된 연수동은 2016년 4천21명이던 외국인 주민이 2018년 7천876명으로 급증해 무려 96.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송도국제도시의 송도동은 2016년 3천114명에서 2018년 4천535명으로 외국인 주민이 늘어나 45.6%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연수동과 송도동의 증가율은 전국에서 사례가 없을 정도로 높다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기업·대학이 몰린 송도동은 미국인과 중국인을 중심으로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이 많이 살고 있고, 유학생 비중도 크다. 연수동은 함박마을 고려인타운을 중심으로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국적 외국인이 몰려있다. 연수구 안에서도 지역마다 국적과 체류목적 등 특성이 다르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외국인 주민의 유입 배경이 다양할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의 가장 큰 도시인 서울시를 연수구와의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기초자치단체에 불과한 연수구의 외국인 주민 급증 현상이 서울 전체와 비교해야 할 만큼 독특하고, 그만큼 '국제화'하고 있다는 게 입증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연구를 맡은 민경선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시 이외에는 연수구와 비교할 만한 마땅한 사례를 찾지 못했다"며 "이는 앞으로 연수구가 외국인 주민 지원과 관련한 공통사업만을 추진하는 것에서 나아가 선도적으로 외국인 주민 정책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