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화·스트레스 등 '면역력' 저하 원인
개인 따라 출산보다 심한 통증 발생도
피부 나아져도 신경통은 2~3개월 지속
백신 접종, 증상·발생빈도 감소 도움
고령자는 대상포진에 더욱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천대 길병원 피부과 김희주 교수는 "고령자일 경우 젊은 환자에 비해 통증을 상대적으로 더 흔히, 심하게 경험할 수 있어 발생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대상포진은 어렸을 때 앓은 수두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신체 내에 잠복해 있다가 나이가 들거나 면역력이 저하되면 발병한다. 주요 원인은 고령, 스트레스, 피로, 컨디션 저하 등이다.
대상포진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흔히 통증이 동반된다. 드물게는 출산보다 심한 고통도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대상포진의 통증 점수는 22점으로 출산 고통 18점, 수술 후 통증 15점보다 높다.
김희주 교수는 "모든 대상포진이 신경통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한번 신경통이 시작되면 매우 심해질 수 있다"며 "대상포진에 걸렸다면 통증이 심해지기 전에 빠르게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상포진은 특징적인 피부 병변이 사라졌다고 해서 통증이 없어지지 않는다. 피부 포진이 없어진 후에도 신경통이 발생할 수 있다. 피부 병변이 없어져도 이러한 통증은 2~3개월 이상 지속하기도 한다. 이 같은 피부 병변 후 통증은 60세 이상에서 절반 이상이 경험한다.
김희주 교수는 "대상포진은 수두 치료 후 바이러스가 잠복한 뒤 발생하기 때문에 재발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며 "백신의 경우 완벽히 발병을 차단할 순 없지만, 증상이나 신경통의 발생빈도와 정도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상포진의 전조 증상을 잘 관찰해야 한다.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기 쉽기 때문이다. 전조 증상은 발병 평균 4~5일 전부터 피부에 통증, 가려움, 감각 저하 등의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통증은 따가움, 깊은 통증 등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드물게 두통, 발열 등 전신증상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대상포진이 가슴 부위에 생길 경우 심장질환이나 소화기질환으로 오인할 수 있다. 관절부위에 생기는 경우 관절통 관련 질환으로 오해하다가 피부발진이 생긴 뒤에야 대상포진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흔하다.
대상포진의 특징적인 피부 발진은 붉은 반점, 물집, 고름 물집이 생긴 뒤 1~2주일이 지나면 딱지로 변하고 떨어진다. 발병 초기 붉은 반점이나 물집은 3~7일 동안 계속될 수 있다. 딱지가 생기는 기간까지는 3주 정도 소요된다.
눈 주변이나 코, 이마 근처에 대상포진이 발생하면 바이러스의 안구 신경 침범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안구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어 추가적인 안과 진료가 필요할 수 있다. 귀 주변이나 뺨 근처에 발생한 경우 심한 귀 통증, 안면마비, 이명, 난청 등을 초래할 수 있어 이비인후과 진료가 필요할 수 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